무명의 학사출신 연구주임을 금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배출해 낸 일본 시마즈제작소의 주가 상승세가 도쿄증시의 비상한 화제거리로 떠올랐다. 수상 발표 다음날인 지난 10일 하룻동안 31엔이 뛰면서 2백92엔에 폐장된 이 회사 주가는 18일 3백88엔까지 줄달음질쳤다. 6일(거래일 기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무려 50% 가까이 오른 셈이다. 18일에는 특히 장중 한때 전일대비 40엔이 뛴 3백89엔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 3백90엔(5월27일) 돌파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주가 급등에 따라 시가총액은 약 3백40억엔이 불어났다. 수상 발표 전날인 지난 9일 29만주에 그쳤던 거래량은 18일 3천9백만주로 도쿄증시 1부에서 최대를 기록했다. 시마즈제작소의 주가 상승은 다른 대형 호재가 보이지 않은 가운데 오직 노벨상효과에 의존한 것이어서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가 또 다른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의료분석기와 이·화학 교육기자재 등 정밀기계 전문 메이커인 이 회사는 관련 품목에서 일본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장기불황으로 영업실적에서 최근 2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01년 3월 결산에서 2천억엔 매출에 1백6억엔의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 3월 결산에서는 81억엔의 적자를 냈다. 특히 지난 3월 결산에서는 매출 영업이익 경상이익 등의 내용에서 모두 전년보다 사정이 나빠진 양상을 보이며 투자매력이 약화됐다. 일본 언론은 기업 내용 악화에도 불구,주가가 초단기간에 급등한 것은 이 회사의 다나카 고이치 연구주임이 노벨상 수상자로 결정된 후 투자자들이 회사장래를 밝게 본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재무구조와 전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할 때 시장 일각에서는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마즈제작소는 다나카 주임의 노벨상 수상을 기념하는 연구소를 사내에 설립하고 게놈연구를 차세대 주력사업의 하나로 육성키로 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