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무서운 기세로 반등하고 있다. 18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4%이상 폭등,20일 이동평균선을 훌쩍 뛰어 넘어 670선까지 치솟았다. 지난 10일 584.51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이래 6일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중 지수상승률은 14.8%에 이르렀다. 시장의 관심은 이같은 상승세가 얼마까지 지속될 것인가에 집중되고 있다. 이날 하루에만 5천억원을 웃도는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와 고객 예탁금 증가세 등 수급 구조를 볼 때 올해안에 800∼900포인트 까지의 상승은 가능하다는 '연말 랠리론'이 제기됐다. 삼성전자 SK텔레콤 LG전자등 대표기업의 실적이 합격점을 받았다는 점에서 실적장세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일고 있다. 반면 현 상황은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을 띠고 있어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삼성 효과 이날 폭등장을 연출한데는 삼성전자의 실적발표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조7천7백억원에 이르는 이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것이다. 특히 일부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1조5천억원 이하로까지 내려잡아 이들에게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효과가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가 삼성전자에 몰린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날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시장의 펀더멘털이 건재함을 재확인해 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풀이했다. ◆바뀌는 외국인 포지션 지난주 이후 미국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자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도 호전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700선을 깨고 내렸왔을 때도 매도우위를 유지하던 외국인들은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특히 이날 5천억원 이상의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4월19일 이후 1년6개월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근모 부사장은 "미국 월가쪽의 분위기를 보면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 같다'는 말이 곳곳에서 들려온다"며 "그동안 미국시장 불안으로 한국에 대해서도 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외국인들의 자세가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증시의 반등속도가 의외로 빠르자 외국인의 마음이 더욱 급해지는 것 같다"며 "삼성전자의 실적발표가 대기하고 있던 매수세를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실적장세인가,연말랠리인가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린다. 지난해 9·11테러 사태 이후의 연말 랠리가 올해도 재현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나오는가 하면 현 장세는 기술적 반등이라는 보수적 시황관이 맞서고 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채권에 투자된 자금이 주식으로 이동하는 등 특이한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외국인의 폭발적 매수세는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자금의 증시 유입도 뚜렷해져 단기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며 "올해안에 800선까지의 반등은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임춘수 리서치센터장은 "지수 600선은 내년도 국내 기업 실적이 올해보다 50%가량 급감할 것을 의미하는 지수대로 분명한 과매도 국면"이라고 말했다. 반면 굿모닝신한증권 이 부사장은 "유동성 장세의 가능성은 있으나 현 상황은 기술적 반등으로 봐야 한다"며 "700선까지 오를 수는 있겠으나 재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