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가 지난 2000년 이후 첫 분기 수익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와 정보통신 부문의 전반적인 약세에 타격받아 16일(이하 현지시간) 주가가 27%나 폭락했다. 모토로라는 오는 4.4분기 매출이 당초 기대했던 75억달러에 못미치는 71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측은 수요가 지난 9월부터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면서 이에 따라 내년에도 매출이 15억달러 감소된 275억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당순익 전망도 낮춰 4.4분기의 경우 주당 14센트이던 것이 10센트로, 내년 전체로는 40센트로 당초 기대보다 5센트 하향조정했다. 이같은 매출전망 하향조정은 모토로라가 지난 1년 6개월여의 오랜 적자에서 벗어나 지난 3.4분기 주당 5센트의 순익을 냈다고 발표한 것과 때를 같이해 나왔다. 영업수익도 주당 6센트를 기록한 것으로 발표돼 월가에서 예상한 1센트를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매출은 여전히 부진해 당초 기대했던 수준보다 14% 낮은 63억7천만달러에 그쳤다. 반도체와 함께 비즈니스의 양축을 이루는 이동통신 단말기 판매도 1천800만대로 기대에 크게 못미친 것으로 발표됐다. 무선 네트워킹 부문의 주문도 44%나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반도체는 14% 증가한 13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모토로라 주식은 이날 오후장에 집중 매도가 이뤄지면서 무려 2.70달러나 떨어진 7.40달러로 주저앉았다. 모토로라 주식이 분할된 후 주가가 8달러 밑으로 떨어져 마감되기는 지난 8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거래 물량도 무려 7천만주로 평상시 하루 거래 수준의 6배를 웃돌았다. 모토로라의 데이비드 데본샤이어 재무책임자(CFO)는 "인프라, 광대역 및 반도체등 업계 전반의 수요가 둔화됨에 따라 향후 수익 전망을 하향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갈빈 회장겸 최고경영자(CEO)도 "회사의 수익성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주변 상황이 너무 어렵다"고 실토했다. 모토로라는 경영난 타개를 위해 지난 2000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서 간부진의 70%를 이미 교체했으며 전체 인원도 현재 15만명인 것을 내년까지 9만3천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시카고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