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투증권이 모닷텔의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편법을 동원해 청약자 수를 늘리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증권사는 특히 실패한 공모주 청약 결과를 성공한 것처럼 언론에 발표해 물의를 빚고 있다. 현투증권은 오는 22일 모닷텔에 대해 공모를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어서 이 회사의 코스닥 등록 일정도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현투증권은 지난 14∼15일 이틀동안 모닷텔 공모주 청약을 받은 결과 일반투자자 최종경쟁률이 0.91대1,청약에 참가한 투자자 수는 2백75명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발표했다. 이로써 모닷텔은 '코스닥시장 등록을 위해 5백명 이상의 소액주주들을 모집해야 한다'는 주식분산 요건을 맞추지 못해 코스닥 등록 절차를 마무리짓지 못했다. 공모주 청약이 실패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투증권은 하지만 16일 오전 모닷텔 청약에 총 5백20명이 참여,주식분산 요건을 충족시켰다고 발표했었다가 이날 오후 청약이 실패했다고 번복했다. 청약 참가자수가 5백20명에서 2백75명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현투증권이 편법으로 늘린 청약 참가자수를 금융감독원이 적발해 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현투증권이 소액주주라고 보고한 청약 참가자 중 3백명 이상이 CBO(후순위채)펀드임을 밝혀내고 정정을 명령했다. 현행 규정상 CBO펀드는 기관투자가로 분류돼 소액주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모닷텔의 공모주 청약이 실패한 것은 공모주 제도 개편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8월 유가증권 인수업무 관련 제도를 개정하면서 공모 금액이 크지 않은 경우 주간사증권사가 단독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도록 했다. 이에 따라 고객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전환증권사인 현투증권이 청약수수료 수입을 겨냥,투자자들을 단독 모집하려 한 것이 실패의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공모가를 주간사증권사가 자율로 결정토록 제도가 바뀐 것도 투자자들이 외면한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금융업무 경험이 적은 현투증권이 모닷텔의 공모가를 4천1백원으로 산정하자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높다고 보고 청약을 기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현투증권은 모닷텔에 대한 소액공모를 오는 22일 실시할 예정이다. 여기서 2백25명 이상의 투자자가 모집되면 모닷텔은 코스닥시장 등록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에도 매매개시일을 당초 예정했던 이달 29일에서 1주일 정도 연기하는 것이 불가피해진다. 김철수.박준동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