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가 미국발 훈풍을 타고 모처럼 치솟았다. 한국은 물론 일본 대만 홍콩증시 등은 15일 미 증시가 전날 인도네시아 발리 테러와 소매판매감소 등의 악재에도 불구, 3일 연속 상승한데 힘입어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 대만증시에서 반도체 주가가 폭등, 미국발 훈풍을 보다 뜨겁게 달구었다. 그동안 아시아 증시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대만증시가 아시아 주가 폭등의 촉매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 3일 연속 지속된 미국발 훈풍 뉴욕 증시는 14일 다우 나스닥 S&P500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 0.4~0.8% 오르는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지난주 후반의 상승세를 이어갈만한 뚜렷한 동력을 발견하지 못한채 악재만 난무한 상태에서도 주가가 상승, 주가바닥론에 힘을 실어 주었다. 9월중 소매판매가 감소하고,메릴린치가 GM 등 주요 자동차업체의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했으나 투자자들은 저가 메리트를 등에 업고 주식매수에 적극 나섰다. 월가 와초비아증권의 마이클 머피 애널리스트는 "시장 분위기가 지금까지의 '하락지속' 무드에서 '상승반전' 쪽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적어도 지난 8월과 같은 스몰 랠리(작은 상승장세)가 뉴욕증시에서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 아시아 증시는 열풍으로 아시아 증시는 15일 개장초부터 강한 오름세로 출발, 인도네시아 폭탄테러로 가중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더이상 악재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만큼 호재에 목말라 있었다는 얘기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증시가 전날 악재를 이기고 소폭이나마 오르자 아시아증시는 붉게 타올랐다. 이날 아시아주가 상승세를 선도한 대만증시의 가권지수는 5.64%(2백20.49포인트) 폭등하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4,000선을 가볍게 올라섰다. 일본 닛케이주가도 4% 가까이 급등, 투자자들의 심리를 호전시켜줄 8천8백엔선을 회복했다. 도쿄 산요투자신탁의 히다 슈이치 투자책임자는 "미 증시의 상승으로 미 기업실적 전망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었다"며 "미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나쁘지만 않다면 지난주와 같은 세계증시의 연쇄폭락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월드니치에이증권의 다다 미노루 이사도 "지금까지 기업실적에 대해 너무 비관적이었다"며 "GE와 IBM 등 우량기업들의 실적호전을 계기로 세계증시 분위기가 한층 안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주요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장세가 출렁이겠지만 증시의 전체 분위기는 밝아지고 있다는게 증시분석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