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가 두 달 만에 웃었다. 6주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월가는 지난주 모처럼 급등세를 보였다. 한 주 동안 다우는 4.2% 오른 7,850.29, S&P500은 4.3% 상승한 835.32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1,210.47로 무려 6.2% 치솟았다. 다우와 S&P500은 8월 9일,나스닥은 5월 17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9일 5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던 다우는 이달 10일과 11일 이틀간 무려 5백64포인트(7.7%) 솟아오르면서 시장 분위기를 급반등시켰다. 이틀간 상승폭으로는 2000년 3월 증시가 최고점에 이르렀을 때 이후 2년 반 만에 최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워낙 약세였다가 급반등한 때문인지 조심스런 견해를 내놓고 있다. "분위기가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장담하지 못하겠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퍼포먼스증권그룹의 제프리 벤톤 수석전략가는 "이틀간의 급등으로 하향세였던 시장기조가 변화되기를 바라기는 힘들다"며 "일시적인 반등이므로 다우 8,000선에서는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월 25,26일 이틀간의 급등 뒤에 3백포인트 미끄러졌던 경험을 상기시키며 '단기급등'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러나 시장의 모습은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던 낙관적인 견해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이번 반등이 'GE의 수익 호조'라는 실적에 힘입은 것인 데다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는 등 신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게 낙관론의 배경이다. 실제 지난 11일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8억4천만주, 나스닥 19억1천만주에 달해 평소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낙관론자들은 GM 씨티그룹 인텔(10월15일 현지시간) IMB 보잉 코카콜라 포드자동차 JP모건체이스 메릴린치(16일) 마이크로소프트 필립모리스 썬마이크로시스템즈(17일) 머크(18일) 등 실적 발표예정인 기업의 결과가 예상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날 경우 대세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주말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10월 소비자감정지수는 80.4로 9월(86.1)은 물론 월가의 예상(85.2)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는 점이 이런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주 급등의 견인차는 싯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회사인 GE. 올 3분기 수익이 주당 41센트로 전년 동기보다 25% 상승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GE는 수익 발표 당일인 11일 하루 상승으로는 두 달 만에 최고폭인 7.1% 치솟으면서 대형주들의 상승을 주도했다. 다우와 나스닥지수에 모두 편입돼 있는 IBM의 주가도 이날 리먼브러더스가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한 덕에 지난해 1월 이후 최고폭인 11% 상승하면서 기술주들의 상승을 이끌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주가가 14% 급등하는 등 인텔 시스코시스템스 등 대표 선수들이 대거 급등세를 보였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