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투매에 가까운 매물을 맞아 추락했다. 종합지수는 11개월만에 600선과 590선을 차례로 내놓았고 코스닥지수는 다시 사상 최저점을 낮추며 43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가 급락하며 증시에 강한 하강 압력을 행사했다.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 공세를 퍼부었고 장 후반에는 옵션만기를 맞은 프로그램 매물이 더해지며 하락을 부추겼다. 특히 삼성전자가 8% 이상 급락하는 등 최근 약세장에서 최후의 보류로 인식되던 종목들마저 힘없이 무너져 내리며 낙폭을 키웠다. 시장관계자들은 증시가 바닥을 확인하지 못하고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며 최대한 보수적으로 대응할 것을 권했다. 전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안정을 확인하고 대응하라는 지적이다. 다만 콜금리 동결, 옵션만기 매물 출회 등 불확실성이 제거된 데다 이틀간의 투매에 가까운 매물에 따른 급락으로 단기 기술적 반등이 예상된다며 지수관련주 중심의 저가 매수를 권하는 견해도 나온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5.90포인트, 5.79% 빠진 584.04에 거래를 마쳐, 지난해 11월 9일 576.75 이래 11개월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코스닥지수는 43.74로 2.09포인트, 4.56% 내려 이틀째 사상 최저점을 낮췄다. 전 업종이 무차별적으로 폭락한 가운데 음식료, 건설, 은행, 증권, 방송서비스, 디지털컨텐츠, 전기전자, 기계업종 등이 급락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8.07% 떨어지며 27만원대 초반부로 밀려났고 SK텔레콤, KT, 한국전력, 국민은행, POSCO, 현대차, 신한지주, KTF, 기업은행, 휴맥스, 강원랜드 등 지수관련주도 폭락장을 버티지 못하고 모두 하락했다. 롯데삼강,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 ‘롯데 3인방’이 하한가로 추락했고 가오닉스, 아이씨켐, 테크원, 휴켐스 등 최근 틈새시장을 형성한 초저가주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반면 벤트리와 바이오시스가 상한가를 연장하며 바이오관련주의 맥을 살렸다. 삼화왕관과 케이씨텍은 각각 중국 수출과 실적개선을 재료로 상한가에 닿았다. 외국인의 비중축소와 기관의 손절매 물량이 수급악화를 초래했다.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2,043억원, 359억원 어치를 처분했다. 기관은 거래소에서 888억원을 순매도하고 코스닥에서 18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개인은 각각 2,800억원, 325억원 순매수도 대응했다. 10월물 옵션 만기일인 이날 프로그램 매도가 3,005억원 가량 출회됐다. 그러나 프로그램 매수도 2,300억원 이상 유입돼 만기 충격은 크지 않았다. 하한가 14개 포함 무려 723종목이 내렸고 오른 종목은 상한가 13개를 합쳐 96개에 불과했다. 코스닥시장 등락은 상승 677개와 하락 122개를 기록했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뉴욕증시 하락과 그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로 심리적인 지지선인 종합지수 60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며 “심리가 워낙 위축돼 바닥을 얘기하기 어려운 장세”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