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장 막판 낙폭을 축소하며 약보합권에 착지했다. 앞선 나흘간의 상승세는 일단 멈췄다. 전반적으로 환율 하락 요인이 우세, 조정 분위기가 조성됐다. 엔화가 강세를 보였고 외국인이 나흘만에 주식순매수로 전환했다. 최근 시장을 지배하던 달러매수(롱)마인드가 다소 누그러졌다. 역외세력은 매도와 매수를 오가며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업체 네고와 결제수요 유입이 많지 않은 가운데 은행간 거래가 주를 이뤘다. 좁은 범위내에서 매매 공방이 펼쳐지면서 포지션이 잦은 손바뀜을 보였다. 이날 미국에서 예정된 담배인삼공사의 지분매각을 위한 주식예탁증서(DR)발행을 감안한 대기 매도분이 심리적인 영향을 가하기도 했다. 거래 참여자들 사이에 그 영향력에 대해 설왕설래 많은 말이 오갔다. 담배인삼공사 DR분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있는 상태에서 1,250원 테스트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50원 내린 1,246.60원에 마감했다. 이날 장중 고점은 1,247.00원, 저점은 1,243.10원으로 환율 하루 변동폭은 3.90원을 가리켰다. ◆ 1,248원 돌파 여부 주목 = 시장이 다소 혼미한 상태다. 레벨과 담배인삼공사의 DR발행분에 대한 경계감에 비해 물량 공급이 여의치 않아 시장 심리는 달러매수가 편하다는 입장이다. 기술적으로 1,248원이 중요한 레벨로 인식되고 있다. 이 선 위에서 대기매물이 있지만 달러/엔의 추가 상승이나 역외매수 여부에 따라 추가 상승을 꾀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1,250원을 염두에 둬야 할 분위기.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장 막판 달러/엔 반등과 매수 전환 등으로 시장 심리는 상승에 기울어 있음을 보여줬다"며 "담배공사 DR분 경계감으로 빠지는 분위기였으나 실제 물량공급이 여의치 않아 포지션을 되감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단 DR물량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긴 하나 1,250원 테스트 가능성은 농후하다"며 "1,248원을 확실하게 뚫으면 1,250원은 심리적인 저항선 정도이며 아래로는 1,240원이 지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DR발행을 재료로 일부에서 달러매도(숏)에 나섰다가 되감는 등 은행간 매매공방이 치열했다"며 "역외는 저가매수-고점매도를 번갈아 수급상 한 쪽으로 기운 면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공급이 확실한 우위가 아니기 때문에 달러매도(숏)플레이는 부담이 있다"며 "1,248~1,250원에도 대기매도분이 쌓여 달러/엔이 125엔을 뚫기 전에는 1,250원대로 안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달러/엔 124엔 축 공방 = 엔화가 일본의 경기부양책 기대로 강세를 연출, 달러/원 환율하락에 영향을 가했다. 일본 정부가 재정지출 확대 등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다. 달러/엔 환율은 그러나 뚜렷한 방향성없이 124엔을 중심으로 등락했다. 전날 뉴욕에서 증시 강세를 반영한 채 124.34엔에 마감한 달러/엔은 이날 도쿄 개장초 123.70엔대로 하향 조정됐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과 닛케이지수 급락으로 124엔대로 반등했다. 닛케이지수는 한때 8,500선이 무너지는 등 약세를 보이다가 힘겹게 8,500선을 방어하며 마감했으나 19년래 최저수준을 가리켰다. 달러/엔은 그러나 런던장에서 차익실현 등으로 한때 123.64엔까지 밀렸다가 재반등, 오후 4시 58분 현재 124.04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원화가 엔화 강세 정도에 미치지 못해 소폭 상승했으며 같은 시각 100엔당 1,005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807억원의 매수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39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나흘만에 순매수를 보이며 심리적인 환율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엔화 강세를 반영, 전날보다 1.10원 낮은 1,246.00원에 출발한 환율은 오전 9시 38분경 1,244.50원까지 밀린 뒤 주로 1,245원선에서 움직였다. 이후 역외매도 등으로 추가 하향, 1,243.50~1,244.40원 범위에서 오가던 환율은 오전 11시 6분경 저점인 1,243.10원까지 밀렸다. 그러나 달러/엔의 반등으로 환율은 11시 46분경 1,245.20원까지 되오른 뒤 1,244.7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낮은 1,244.5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한동안 1,244원선에서 횡보하다가 역외매수, 달러되사기(숏커버) 등으로 오후 3시 8분경 고점인 1,247.00원까지 올랐다. 환율은 이후 추가 상승이 저지된 채 차츰 반락, 3시 57분경 1,243.80원까지 밀렸으나 결제수요 등으로 4시 29분경 1,247.00원까지 되올랐다. 장 막판 환율 상승의 패턴은 이날도 재현된 셈.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4억2,30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7,9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7,000만달러, 5억3,300만달러가 거래됐다. 10일 기준환율은 1,245.1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