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연중최저치를 연일 경신하며 620선 아래로 급락했다. 코스닥은 사상최저치를 갈아 치웠다. 프로그램 매물이 시장을 압박한 가운데 기관의 손절매물이 쏟아지며 중가권 우량주의 급락세가 연출됐다. 전날 미국시장 반등폭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인식과 함께 내일 옵션 만기를 앞둔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에 대한 부담이 내내 시장을 짓눌렀다. 내수경기 거품 경계론으로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심리악화를 유발했다. 기관의 손절매 본격화로 수급 악화가 심화된 가운데 지수가 다시 전저점을 경신함에 따라 지지선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9일 종합지수는 619.94로 전날보다 14.90포인트, 2.35% 하락했다. 장중 618.75까지 내려 전날 기록한 연중최저 623선을 경신했다. 일중고점은 637선이 기록돼 장중 변동폭이 20포인트에 육박했다. 코스닥지수는 45.83으로 1.25포인트, 2.66% 하락했다. SK텔레콤이 2% 이상 내렸지만 국민은행이 강보합권에서 마쳤고 삼성전자, KT, 한국전력 등이 저가매수세 유입으로 1% 미만의 낙폭으로 급락장에서 선전했다. 반면 옐로칩으로는 기관의 손절매물을 맞은 종목이 속출했다. LG카드가 14% 이상 급락하고 CJ39쇼핑은 하한가로 추락했다. 이 밖에 신세계, 삼성SDI, 삼성전기, LG홈쇼핑, 강원랜드, 엔씨소프트 등도 6% 이상 내리며 급락세가 두드러졌다. 업종별로 음식료, 유통, 증권, 방송서비스, 디지털컨텐츠 등이 4% 이상 하락했다. 두 시장의 하락종목수가 하한가 18개를 포함해 1,124개로 상승 431개의 두배 이상 이었다. 상한가종목은 47개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동반 순매수에 나섰지만 호가 수준이 낮아 지수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804억원과 341억원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투신권을 중심으로 1,014억원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현대증권 류용석 선임연구원은 "내일 옵션관련 프로그램 물량은 예상외로 큰 부담은 없을 것이나 기관 로스컷에 의한 수급악화가 문제"라며 "경제지표나 기업실적 악재는 많이 완화됐지만 일본 부실채권 문제 등 금융변수는 예측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