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됐다. 나흘째 상승 가도를 달린 환율은 5개월 최고 수준에 육박, 1,247원선까지 올라섰다. 달러/엔 환율의 124엔대 안착과 수요우위의 장세가 시장을 지배했다. 특히 최근 장 마감을 앞두고 오름폭이 강화된 흐름이 그대로 재현됐다. 1,240원대 레벨부담에 따른 조정이 예상되는 측면이 있었지만 달러매수(롱)마인드를 잠재울 수 없었다. 역외세력은 이날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 역내 매물은 물론 업체 네고물량도 흡수,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결제수요도 꾸준하게 유입됐으나 환율 상승을 제어하기에 중과부적이었다. 추가 상승여지와 급상승에 대한 조정 가능성이 상존하지만 일단 1,250원에 대한 테스트 가능성이 저울질되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6.40원 오른 1,247.1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5월 22일 1,247.2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가리켰다. 지난주 종가에 비해 이틀새 무려 14.70원이 급등했다. 이날 장중 고점은 지난 5월 24일 장중 1,251.00원까지 올라선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인 1,247.50원, 저점은 개장가인 1,241.50원을 기록했다. 환율 하루 변동폭은 6.00원을 가리켰다. ◆ 1,250원대 가시권 = 절대 레벨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음에도 달러사자는 기세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달러매수(롱)심리가 굳건하게 자리매김하면서 1,250원이 시야에 들어왔다. 달러/엔이 쉽게 하락하지 않고 있는 점도 달러/원의 상승 가도를 돕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1,244원을 고점으로 생각하고 달러매도(숏)에 나섰던 일부 세력이 역외매수 등으로 급하게 달러되사기(숏커버)에 나섰다"며 "막판에 환율이 빠지길 기다렸던 결제수요가 몰린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단 1,248원이 중요한 레벨이라 추가 상승과 조정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달러/엔의 반락없이 1,248원이 뚫리면 1,260원까지 상승 가능성도 있으나 조정 확률도 있기 때문에 거래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달러매수가 강해 업체 네고가 나와도 다 흡수하는 양상"이라며 "환율 상승톤이 뚜렷해 일단 1,250원까지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지난번 환율이 급락할 때 심하게 빠졌던 탓에 막히는 레벨이 없다"며 "추가 상승을 예상한다면 1,240원대 중반은 지지되면서 1,252원까지 상승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예상했다. ◆ 수요우위, 달러/엔 124엔대 상승 = 업체들이 네고물량을 공급하고 있으나 매수세가 이를 흡수하고 있다. 달러매수에 대한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는 것. 이날 NDF정산관련 역내 매도분은 역외의 롤오버 매수세가 감당했다. 달러/엔 환율이 124엔대로 레벨을 높여 달러/원의 오름세를 유도했다. 이날 달러/엔은 약간 조정을 받았으나 124엔대를 지지하는 모습이다. 일본정부의 강력한 금융개혁이 진행되면 기업과 은행의 부도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 엔화 강세를 제한했다. 간밤 뉴욕장에서 일본 경제에 대한 위축 우려로 3개월 최고치인 124.26엔에 마감한 달러/엔은 이날 큰 등락은 없었다. 달러/엔은 오후장 한때 123.90엔까지 하락한 뒤 124엔을 경계로 조정되는 듯 했다. 그러나 런던장에서 반등하며 오후 5시 현재 124.26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이날 100엔당 1,000원을 중심으로 시소한 가운데 같은 시각 1,003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사흘째 주식순매도를 이으며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824억원, 79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1.30원 높은 1,242.00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1,243.50원까지 상승한 뒤 차익매도 등으로 오전 9시 51분경 저점인 1,241.50원까지 반락했다. 한동안 1,241.60~1,242.80원에서 등락하던 환율은 역외매수세가 강해지며 오름폭을 확대, 오전 11시 58분경 1,244.40원까지 올라선 뒤 마감했다. 엔 강세를 반영, 오전 마감가보다 0.70원 낮은 1,243.7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대체로 1,243원선에서 맴돌다가 차익실현 등으로 2시 48분경 1,242.20원까지 레벨을 낮췄다. 한동안 1,242~1,243원을 오가던 환율은 달러/엔 반등과 역외매수 등으로 꾸준히 상승, 4시 24분경 고점인 1,247.50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4억7,30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2,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9,000만달러, 3억3,580만달러가 거래됐다. 9일 기준환율은 1,243.4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