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투자자들이 올들어 '코리아 대표주'인 삼성전자를 열심히 사들이고 있다. 6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삼성전자(우선주 포함)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액은 지난 4일 현재 1조3천825억원으로 기관투자자(1조3천737억원)보다 약간많았다. 이달들어 15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월별 기준으로 2월, 7월, 8월을 제외한 나머지 달은 모두 순매수였고 9월의 경우 2천286억원어치를 순수하게 사들였다. 올들어 외국인투자자들이 매도한 4조5천308억원어치를 기관, 삼성전자(자사주매입 1조5천억원)와 함께 받아내며 주가를 떠받쳤다. 특히 주가가 급락했던 지난달 13일 이후 4천억원어치 이상을 순매수, 30만원대를 지지하며 이 기간 매도규모를 키운 기관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대박'에 대한 향수 = 전문가들은 지난달 이후 개인들이 삼성전자를 열심히 사들이는 이유로 종합주가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오른다는 과거 '학습효과'와 실적개선에 근거한 투자 안전성 등을 꼽았다. 우리증권 최석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과거 2차례 투자자들에게 '대박주'로 강력한 인상을 심어줬기때문에 이번 하락장에서도 '향수'에 젖은 개인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환란이후인 지난 98년 9월 3만2천600원에서 2000년 7월 39만4천원까지 치솟아 22개월만에 13배 가까운 수익률을 낸데 이어 작년 9.11 미 테러직후 13만4천원에서 바닥을 찍은뒤 6개월만인 작년 4월 1일엔 43만2천원까지 뛰었다. 최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주식이나 거래소 중.저가주, 대중주 등에 투자했다가손실을 크게 본 투자자들은 '한국에서 매수후 발뻗고 잘 수 있는 주식은 삼성전자밖에 없다'는 '신앙'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 손실불구 투자안전성 중시 = 그러나 개인들은 삼성전자 투자로 올 해 큰 손해를 보고 있다. 삼성전자 보통주 주가가 평균 37만원 안팎이었던 지난 3∼6월에 걸쳐 개인들은1조5천억원을 순매수했고 7월과 8월 4천억원을 순매도해 아직 1조1천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4일 보통주 주가가 30만6천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상당한 손실을안고 있는 셈이다. 브릿지증권 김경신 리서치담당 상무는 "개인들이 올 해 삼성전자를 사서 재미를보지못하고 있지만 다른 주식에 비해 그나마 하락폭이 작은데다 실적이 받쳐주고 있기때문에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큰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매수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정보팀장은 "시장이 불확실할때는 '리스크'보다 주가의 안전성과 기업의 경쟁력을 우선할 수 밖에 없고 이는 자연스럽게 투자자들에게 삼성전자와 같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우량주로 눈을 돌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용비어천가' 매수유도 =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이 세계 경제 불투명과 반도체경기 침체 등에도 불구하고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연초이후 계속 좋게 유지하는 것도 개인들의 삼성전자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 4일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의 '시장수익률 상회(Outperform)'에서 '매수(BUY)'로 상향조정했다. 6개월 목표주가를 40만원, 6개월이후부터 12개월까지는 43만~48만원으로 제시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낙폭 과대 상태로 저점 매수시기를모색할때라며 다각화된 수익구성과 성장 잠재력 등을 반영할 때 추가하락 리스크는10~15% 정도로 제한적인 반면 상승여력은 34~61%로 예상돼 매수타이밍에 진입했다고밝혔다. 대우증권은 삼성전자의 영업실적과 주가는 예상보다 높은 D램 수요와 DDR 가격강세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30만선은 과매도 국면으로 6개월 목표가격 40만원과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CSFB증권도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시장수익률 상회'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로 46만원을 내놨다. CSFB는 삼성전자의 내년 이익예상치가 세계경제에 커다란 변동이 없는한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계절적 수요 감소 요인이 이미 주가에 반영했고 ▲수익원이고르게 분산돼 있으며 ▲내년까지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