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투자환경이 바뀌고 있다. 기업공개(IPO) 제도가 주간사 증권사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증권사 선택이나 기업 분석능력이 공모주 투자성공의 핵심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공모물량 배정이 주간사 자율로 넘어가 증권사를 잘못 선택하면 공모주 투자기회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공모가가 증시에서 거래되는 시장가치에 거의 근접하게 되면서 기업분석 및 증시전망에 오류가 생길 경우 원금 손실도 불가피해졌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발품만 열심히 팔면 공모투자를 통해 별 어려움 없이 돈을 벌수있었지만 이젠 전략이 없으면 원금을 까먹을 수 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마디로 "묻지마"식 공모투자 시대는 끝났다는 얘기다. 공모주 투자란 보통 기업들이 IPO를 하면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증자에 참여,주식을 배정받는 것을 말한다. 최근엔 코스닥 기업이 거래소로 옮기면서 공모를 실시하는 사례도 늘고있다. 공모투자도 실력이다=불과 2~3개월전만 해도 공모주는 안정적인 고수익을 보장해 주는 투자 대상이었다. 여러 증권사를 열심히 뛰어다니며 공모 물량을 배정받기만 하면 적어도 2배이상의 수익이 보장됐었다. 본질가치에 따라 정해진 공모가에다 모든 증권사가 공모물량을 나눠 가졌고 등록초기 기관투자자들이 의무보유확약을 통해 매도물량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안철수연구소 정소프트 서울반도체 아이디스 이코인 등 장외에서 이름이 조금이라도 알려진 종목들은 거래 첫날 공모가 대비 1백%의 상승율을 기록한데 이어 많게는 5일이상 연속 상한가를 치곤했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먼저 공개기업의 가치평가를 증권사가 임의로 정할수 있게 됐다.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기업분석 자율화로 종전 본질가치는 후퇴하고 대부분 PER(주가수익률) 영업현금흐름 등 유사종목의 시장가치를 반영한 상대가치가 공모가 산정기준이 되고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8월이후에 유가증권서가 신고된 모닷텔 넷스진바이오 NHN 등 10여개 기업 대부분이 PER 등의 기준을 적용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기업의 펀더멘털 대비 공모가가 적당한지,유사업종 기업의 주가 움직임이 어떠한지 등을 따져보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도 있다는 지적이다. IPO 실적이 좋은 증권사를 선택하라=지난 8월 공모를 실시한 디브이에스코리아는 주간사인 동원증권에 주식계좌를 갖고있는 사람만 공모주 청약을 받았다. 뿐만아니다. 파라다이스 등 최근 공모를 준비중인 기업들도 대부분 일부 증권사로 청약 창구가 제한되고 있다. 일반 투자자에 대한 공모주 배정이 주간사 자율판단에 맡겨지면서 전국에 지점을 갖고있는 대형 증권사들은 굳이 다른 증권사에 물량을 나눠줄 필요가 업게됐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중견 증권사들도 다수의 청약단(증권사)을 구성할 필요성이 적어지고 있다. 이에따라 IPO 실적이 적은 증권사와 거래를 하는 투자자는 1년엔 공모투자 기회가 몇차례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IPO실적이 좋은 1개 증권사와 고정 거래를 하면서 중소형 증권사 2~3곳에 계좌를 계설,온라인 청약을 함께 하는 방안이 유력한 대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대부분 3개월 평잔 1천만원 이상의 엄격한 자격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반면 중견 증권사들은 계좌만 있으면 온라인으로 청약을 할수있도록 하는 제도를 함께 활용하라는 지적이다. 김철수 기자 kcsoo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