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상승 에너지 응집에 진통을 겪고 있다. 미국시장 급등에도 불구하고 국내는 하락하는 ‘청개구리 장세’에 투자가는 황당함을 피할 길이 없다. 중장기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지만 조그마한 반등에도 차익매물이 나오는 조급함이 위쪽 흐름을 막고 있다. 지금도 싸지만 향후 더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올 지 모른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경제지표, 기업 실적 등 걸림돌이 산적해 국내외 증시가 과매도 상태라는 지적에도 시큰둥한 표정이다. 금융시장 불안과 함께 기업체의 제조업 설비 투자가 지연되고 민간 소비위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리포트가 줄을 잇고 있다. 수급도 여전히 꼬인 상태. 기관과 개인의 매수력이 한계에 달한 가운데 신규매수의 주체로 나서야 할 외국인은 여전히 관망권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외국인의 투기적 선물 매매에 따라 프로그램 매물에 흔들리는 취약한 수급구조가 답답함을 더하고 있다. 당초 우려와 달리 당분간 기관의 손절매 급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손절매 권역에 들어섰지만 현 상황에서의 매도는 큰 실익이 없다는 공감대에 근거한 것. 그러나 만기도래 투신권 주식형 상품의 환매요구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기관의 역할은 제한될 공산이 크다. ◆ 바닥 진통 지속될 듯 = 일단 시장이 최근 급락세에서 잠시 벗어나면서 차분히 바닥 가능성을 타진하는 흐름은 차분히 진행중이다. 600~630선 정도의 지지를 기대하면서 700선 부근까지는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여지가 있다는 인식이 힘을 얻어가고 있는 것. 그러나 거래 가뭄이 계속되고 있고 이를 해결할 만한 모멘텀이나 수급주체가 없다는 점에서 장기 횡보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낙폭과대 인식이 강하지만 반등을 주도할 주도주가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내수, 수출 할 것 없이 저가메리트 이외의 강력한 모멘텀을 되찾을 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 신영증권 김인수 투자분석팀장은 “낙폭과대 국면이나 매수 응집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단기간내에 해결될 것 같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바닥권 구축 작업이 진행중인 것으로 보고 하락시 우량주 중심의 분할 매수를 권한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책임연구원은 “외국인 매수규모가 미국시장 반등폭에 비해 미미해 아직 바닥임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경험상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투매가 나온 뒤에야 진정한 바닥이 왔다”며 “단기 급락을 통해 600선 부근까지의 하락이 나와야 진바닥을 확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찬 수석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업종대표주가 하방경직성을 확보하고 있어 시장은 매력적 수준”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매물 압박보다는 신규 자금 유입이 없는 점이 문제나 이는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차차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