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혼조세속에 소폭 하락했다. 장중 1,230원대를 등정했던 환율은 매물벽을 확인하며 반락했다. 뚜렷한 모멘텀이 제시되지 않은 가운데 수급상황은 어느 한 쪽으로 크게 기울지 않았다. 달러/엔 등락에도 개의치 않았고 엔/원 거래가 시장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다. 방향성을 찾기 힘든 장세가 이틀째 이어진 가운데 시장은 방향 탐색 과정을 좀 더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업체들의 결제수요, 역외매수,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도가 재개되는 등 환율의 하방경직성 강화 요인은 여전하다. 다만 조심스레 달러/엔이 꺾일 것이란 예상이 강화되고 1,230원대에서 번번히 매물에 밀린 점이 경계감을 강화하는 심리적 요인이다. 10월의 첫 거래일인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현재 전날보다 0.10원 내린 1,227.70원에 마감했다. 이틀 내리 전날 종가기준으로 0.10원씩 내렸다. 이날 장중 고점은 1,231.00원, 저점은 1,226.50원으로 환율 하루 변동폭은 4.50원을 가리켰다. ◆ 눈치보기 장세 예상 = 방향성을 가늠할 만한 변수가 드물다. 환율의 좁은 갈짓자 걸음이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다. 1,230원대 등정이 꺾인 가운데 하방경직성도 만만치 않아 환율은 위아래 제한된 공간 속에 갇힐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이월 물량이 있었던 데다 개장초 역외매수세 유입으로 환율이 위로 당겨졌다"며 "그러나 1,230원대에서 물가와 물량에 대한 부담감으로 밀린 뒤 역외매수세가 1,226원선에서 이를 받쳤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시장은 일단 저가에 사서 고가에 파는 전형적인 단가 싸움으로 봐야할 것 같다"며 "대규모 주식순매도에 대한 부담이 있긴 하나 내일은 1,220원대 환율이 유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정유사와 전력관련 공기업의 결제수요가 유입됐고 모자란 것은 일부 국책은행에서 풀었던 것 같다"며 "1,230원대에서 물가부담 등으로 매도개입 냄새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역외가 1,230원대 부근에서는 팔았으나 빠지니까 사는 것으로 보아 아직 위로 추가 상승을 시도할 분위기가 있다"며 "내일도 1,230원 돌파여부가 관심사며 1,230원을 둘러싼 공방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수급 팽팽, 달러/엔 무방향성 = 이날 수급상황은 대체로 균형을 이룬 것으로 진단된다. 1,230원대에서는 업체 네고물량 등이 환율 상승을 제어했고 역외매수, 결제수요 등이 1,227원선에서 포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단칸지수와 시오카와 일본 재무상의 발언을 재료로 움직였다. 전날 뉴욕에서 증시 급락,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121.67엔에 마감한 달러/엔은 이날 단칸지수가 당초 예상보다 약간 악화되고 개선속도가 둔화됐다는 소식으로 122엔대로 올라섰다. 달러/엔은 대체로 122엔대가 지지되는 가운데 일중 정체된 흐름을 보였었다. 그러나 시오카와 재무상이 "디플레를 방어하기 위해 환율을 조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 달러/엔을 121엔대로 밀었다. 일본 정부의 인위적인 엔 약세 정책이 중단될 것이란 기대감이 달러매도를 야기한 것. 달러/엔은 오후 4시 55분 현재 121.93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서울외국환중개 고시 기준으로 이날 100엔당 1,007.75원을 나타냈으며 이날 1,005원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이 시각 현재 1,006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이틀 내리 순매도에 나서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610억원, 76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향후 역송금수요로 작용할 전망.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0.80원 내린 1,227.00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내 저점인 1,226.50원으로 내린 뒤 달러/엔 반등과 역외매수 등으로 급반등, 오전 9시 47분경 고점인 1,231.00원까지 올랐다. 이후 추가 상승이 제한된 환율은 한동안 1,229∼1,230원을 오가다가 매도세 강화로 차츰 반락, 11시 55분경 1,226.70원까지 밀린 뒤 1,227.3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낮은 1,227.1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한동안 보합권에서 엎치락뒤치락하다 오후 2시 6분경 1,228.60원까지 올라섰다. 이후 환율은 1,227.50∼1,229.10원에서 왕복달리기를 했을 뿐 극도의 '정체감'에 빠졌다. 그러나 달러/엔이 121엔대로 급락하면서 환율은 오후 4시 16분경 1,226.90원까지 밀린 뒤 1,227원선으로 내림폭을 약간 줄였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6억5,95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8,9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8,000만달러, 3억6,490만달러가 거래됐다. 2일 기준환율은 1,228.6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