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내는 매물을 개인이 매수하고 있지만 주가 방어에는 역부족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주가 움직임은 시장 전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외국인 기관 개인 등 모든 투자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왜 떨어지나=강력한 지지선으로 여겨져온 30만원대가 어렵지 않게 무너진 것은 수급 악화가 주된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삼성전자 주식을 사줄 데가 없다는 것.구재상 미래에셋투신 대표는 "3분기 실적호전 전망 등 펀더멘털상으론 큰 악재를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최근 주가하락은 수급악화에 따른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미국증시 등 해외변수가 불안해지자 삼성전자 주식을 다시 팔기 시작했다. 그동안 저가매수에 나섰던 투신사 은행 보험 등 국내 기관들도 지난 9월중순 이후 매도우위로 돌아섰다. 국내 기관의 삼성전자 주식 평균 매수단가는 35만∼36만원대.매수단가에서 하락률이 20%대를 넘어서자 로스컷 매물이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증권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30만원이 붕괴된 이날 기관들은 1백6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길영 제일투자증권 이사는 "삼성전자 주식은 기관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6개월 동안 주가 낙폭이 가장 작았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망 및 시장 영향=삼성전자는 지난 7월 이후 종합주가지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종합주가지수가 7월초 800선에서 9월말 660선으로 18%가량 떨어지는 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32만∼35만원의 박스권을 유지했다. 올들어 외국인이 4조원정도 순매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자사주 취득(1조5천억원)과 실적호전 때문이었다. 또 삼성전자의 펀더멘털 개선을 믿고 투신사 연기금 등 국내 기관이 '바이 앤드 홀더(매수후 보유)'전략을 구사한 것도 주가의 하방경직성을 강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자사주 취득이 마무리되고 기관의 로스컷 매물이 나오는 등 최근들어 삼성전자를 둘러싼 수급여건은 악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4·4분기와 내년 1분기 실적을 우려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우동제 현대증권 반도체팀장은 "3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충족시킬 것이나 D램과 LCD가격 하락세 등으로 4분기 실적회복 모멘텀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목표주가를 종전 53만원에서 45만원으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