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주 < 대우증권 전문위원 > 학생의 실력은 성적표로 나타나듯이 회사 경영 성적은 "재무제표"라는 방식으로 발표된다. 성적표가 학생의 실력을 완전하게 반영하지 못하듯 재무제표도 회사의 경영 실적을 정확하게 보여주지 못하지만 아직은 더 나은 방법이 없다. 재무제표에는 3가지가 있다.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그리고 현금흐름표다. 이번 주에는 앞의 두 가지를 알아보고 다음 주엔 현금흐름표를 살펴보자. 어떤 이가 자기 돈 1백원과 이자 연5%를 주고 빌린 돈 1백원을 합친 2백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1백원을 들여 공장과 설비를 사고 80원으로 원료를 사서 제품을 만든 뒤 1백20원을 받고 팔았다. 제품을 만들 때 인건비가 10원 들어갔고 제품을 파는데 5원,이자로 5원이 들어갔다고 하자. 여기서 세금은 무시한다. 기업의 영업활동은 현금에서 출발해서 이 현금을 사용해 물건을 만든 다음 이를 팔아서 다시 현금화하는 행위의 되풀이다. 위의 예를 보면 처음에 자기돈 1백원과 빌린 돈 1백원을 합친 2백원의 현금에서 출발한다. 이중 1백원은 설비로,80원은 원재료로 바뀌었고 10원은 인건비로 쓰여진다. 현금은 10원만 남아있는 셈이다. 설비,원재료 그리고 노동이 합쳐서 제품을 만들면 이것들은 제조원가로 모습을 바꾼다. 그런데 공장 설비에 들어간 1백원은 모두 제조원가로 사용되지 않는다. 이 설비가 10년간 사용된다면 1년에 10원씩만큼 제품원가로 바뀐다. 나머지 90원은 설비로 남아있다. 그래서 설비를 통해서 들어간 비용(이것을 감가상각비라고 한다) 10원,재료비 80원, 그리고 인건비 10원을 합친 1백원이 제조원가로 바뀐다. 또 제품을 파는데 5원이 들어갔고,빌린 돈의 이자로 5원이 쓰였다. 이제 처음 마련한 2백원의 현금은 모두 형태를 달리해서 물건을 만들고,파는 비용으로 변했다. 제품 제조원가 1백원과 판매비 5원,이자 5원을 합친 총비용은 1백10원이다. 여기에 이익 10원을 붙여서 1백20원에 물건을 팔았다. 이것이 매출액이다. 이렇게 하여 처음 2백원에서 출발한 현금은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새로 들어온 현금 1백20원과 공장 설비 1백원에서 1년 쓰고 남은 90원을 합한 2백10원으로 변했다. 이 과정을 쉽게 나타낼 필요가 있다. 아직은 이를 하나의 표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해서 대차대조표라는 것과 손익계산서라는 두개의 표로 나타낸다. 여기서 손익계산서란 이 회사가 일정기간동안(예를들어 1년) 번 돈이 얼마인지 알려 주는 것이다. 위의 예에서는 1백20원을 팔아서 여기에 들어간 각종 비용을 빼고 나면 10원의 이익을 냈다.(매출액-비용=이익) 대차대조표는 특정 시점에서 회사가 어떻게 돈을 마련했는지 그리고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부채와 자본금은 오른쪽에 나란히 기록하고,이렇게 들어온 돈이 어디에 어떤 형태로 바뀌어 있는 지는 왼쪽에 나타낸다. 이것은 자산이라고 부른다.(자산=부채+자본) 위의 예에선 회사는 부채 1백원과 자본금 1백원으로 마련한 현금 2백원으로 출발했다. 이것이 1년이 지난 지금 왼쪽에 들어갈 자산을 보면 1년 전의 현금 2백원은 모두 모양을 바꿔 비용으로 들어간 후 매출을 통해 1백20원의 현금으로 되돌아 와있다. 그리고 설비투자자금 1백원 중 90원은 여전히 공장설비로 남아있다. 그래서 자산은 현금 1백20원 그리고 장비 90원을 합친 2백10원이 돼 있다. 오른쪽을 보면 차입금 1백원과 자본금 1백원은 여전히 처음대로 남아있고 여기에 새로 생긴 이익 10원은 주주의 몫으로 올라와서 오른쪽의 값도 모두 합치면 2백10원이 된다. 왼쪽의 자산 합계액과 맞아 떨어진다. 손익계산서는 얼마동안 저수지에 새로 물이 얼마나 들어왔는 지를 알려준다면 대차대조표는 현재 물의 높이가 얼마가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면 된다. sazu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