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닷새만에 소폭 하락 조정되며 1,227원선에 한 주를 마무리했다. 장 막판 결제수요, 손절매수 등으로 낙폭이 크게 줄었다. 엔화 강세 등 밤새 대외여건으로 개장초부터 하락흐름을 보였고 장중 등락은 제한됐다. 밤새 뉴욕에서 환율 방향이 설정된 뒤 장중 변동폭이 좁은 양상이 이날도 이어진 셈. 장중 달러/엔 환율의 변동은 미미했고 증시의 외국인은 이틀째 순매수였으나 매수세가 미미해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다음주 달러/엔의 동향이 가장 큰 변수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수급상 하방경직성이 강화된 장세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1,230원대도 염두에 둘 만한 레벨이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80원 내린 1,227.90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이날 장중 고점은 1,227.90원, 저점은 개장가인 1,222.00원을 기록했다. 환율 하루 변동폭은 5.90원으로 이번주 들어 가장 컸다. ◆ 상승 재개 기대감 점증 = 국내 수급요인만 놓고 보면 환율은 바닥을 다지면서 오를만한 여지가 있다. 월말을 앞두고 있음에도 시장에 달러 공급이 예상만큼 많지 않고 수요요인만 부각되는 모습. 달러/엔의 방향이 뚜렷하지 않아 시장은 다소 '혼돈'을 느끼고 있으나 당분간 완만하게 상승을 전망하는 견해가 우세하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장중 별다른 이슈가 없었으나 네고물량이 나왔음에도 결제수요가 꾸준히 유입돼 이를 흡수했다"며 "장 막판 향후 환율 상승을 기대한 역외매수세가 추가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4/4분기 접어들면서 결제수요가 강해지는 계절적 요인이나 경상흑자 축소 여지 등을 감안하면 환율은 1,200원대는 지지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포지션이 균형으로 이월됐으나 업체 결제 2억달러, 외국인순매도분 1억달러 등 수요가 앞선 상황에서 네고물량이 이를 채우지 못했다"며 "쉽게 빠지기 힘든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정유사 결제수요 등이 부각되는 계절적 요인 등 국내 요인만 놓고 보면 환율 상승에 무게중심이 놓인다"며 "달러매수(롱)심리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달러/엔 동향이 불안정해 전망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 하방경직성 강화, 달러/엔 정체 = 장중 수급은 팽팽하게 맞물린 양상을 보이다가 장 막판 매수세가 결집됐다. 업체 네고물량과 달러되팔기(롱스탑)가 있었으나 월말 네고장세가 드러나지 않은 채 이틀전 외국인 주식순매도분의 역송금수요, 업체 결제수요 등에 대한 물량을 채우지 못해 은행권의 손절매수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달러/엔 환율은 방향성을 잃고 정체감이 짙었다. 은행권 공적자금 투입을 둘러싼 논란과 주말 G7회담, 다음주초 일본 개각 등의 변수를 놓고 시장 참가자들은 판단을 유보했다.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상은 공적자금 투입 가능성을 시사한 반면 야나기사와 하쿠오 금융상이 이에 반박했다. 앞서 야나기사와 금융상은 공적자금 투입 반대로 개각시 경질이 점쳐졌으나 이날 유임 전망이 불거지는 등 뚜껑을 열기 전에는 오리무중인 상태다. 주말 G7정상회담에서 달러/엔이 논의될 가능성도 제시됐다. 달러/엔은 전날 뉴욕장에서 122.24엔에 마친 뒤 도쿄 개장초 일본 닛케이지수의 상승으로 122엔 밑을 잠시 하향했다. 그러나 달러/엔은 저가매수로 장중 122.51엔까지 반등한 뒤 보합권을 등락했으며 오후 4시 58분 현재 122.46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이날 100엔당 1,000원대를 회복, 같은 시각 1,002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이틀째 주식순매수가 이어지면서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56억원, 42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간밤 엔 강세를 반영, 전날보다 6.70원 낮은 1,222.00원을 개장가이자 저점으로 형성한 환율은 곧 1,225.50원까지 낙폭을 줄인 뒤 1,224원선으로 반락했다. 이후 환율은 역송금수요 유입으로 오전 9시 55분경 1,226.40원까지 올라선 뒤 1,225.10∼1,226.30원 범위에 묶인 끝에 1,225.8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30원 낮은 1,225.5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개장이후 30여분동안 1,225원선에서 머물다가 업체 네고가 실리면서 오후 2시 22분경 1,224.50원까지 밀렸다. 그러나 추격 매도가 없는 가운데 환율은 한동안 1,224.60∼1,225.00원에서 갇혔다가 결제수요, 달러되사기(숏커버)로 4시 29분경 고점인 1,227.90원까지 올라섰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9억8,60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2,900만달러를 기록, 두 회사를 통틀어 일주일만에 현물 거래량이 20억달러를 하회했다. 스왑은 각각 2억9,300만달러, 4억8,430만달러가 거래됐다. 30일 기준환율은 1,225.5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