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의 아남반도체 인수작업이 마무리됐다. 동부그룹은 "아남반도체의 최대주주인 앰코테크놀러지와 인수조건에 대한 최종의견조율을 마치고 오는 30일 인수잔금 일부를 납입키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로써 동부그룹은 아남반도체 지분 25.8%를 1천700억원을 들여 전량 매입, 경영권을 확보했다. 앰코의 지분은 22.4%다. 또 동부는 이번 인수로 8인치 기준 웨이퍼 생산능력이 7만5천장으로 확대돼 반도체 파운드리(주문수탁생산)업계 세계 10위권에서 4위(생산능력 기준)로 발돋움하게 됐다. 인수 잔금은 먼저 150억원을 30일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420억원은 2003년 9월과 2004년 2월에 어음으로 분할 결제된다. 동부는 "앰코와 제반 경영권의 완전 이양을 둘러싼 부분이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으나 최종적으로 동부가 독자경영을 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앰코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부는 곧 동부전자와 아남반도체 양사의 통합경영을 위한 실무작업에 착수, 내년도 구체적인 운영 및 투자계획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동부는 최근 세계적인 반도체 경기가 불투명한 만큼 1조3천억원을 들여 음성공장에 짓기로 한 0.13㎛의 공정라인에 대한 투자계획과 외자유치 계획도 재조정키로 했다. 동부는 아남반도체 인수 이후 동부전자는 0.18㎛ 이하의 첨단공정에 의한 제품생산에 주력하고 아남반도체는 0.18-0.35㎛ 공정에 의한 생산에 나서 시너지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동부는 "인수작업이 마무리됨으로써 미국과 일본의 대형 반도체업체와 거래선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면서 "양사의 통합문제는 일단 양사 단일 경영체계로 운영하다 경영환경에 따라 추후 검토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동부전자의 올 상반기 매출은 40억원이며 아남반도체는 2천56억원이다. 동부는 아남반도체 인수를 위해 계열사인 동부화재와 동부생명이 아남반도체 유상증자에 참여, 1천200만주(금액 600억원, 지분율 9.7%)를 확보했으며 동부건설이 인수대금 1천140억원(2천만주, 지분율 16.1% )중 50%가량을 지급해 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동부전자는 아남반도체의 최대 거래선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사와의 0.13㎛ 공정에 대한 기술이전 및 공급계약 협상이 결렬되면서 지난달 28일과 이달 13일 두차례에 걸쳐 잔금납입을 유예하고 앰코와 재협상을 벌여왔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