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가 미국발 악재에 바닥 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국내 증시는 최근 700선에 이어 전 저점인 660선마저 무너지면서 심리적인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25일 2.12% 하락한 657.96으로 마감하며 이틀째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으며 코스닥지수는 3.20% 떨어진 48.79로 50선이 붕괴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심리적 지지선인 700선에 이어 660선마저 깨짐에 따라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증시 동반 추락 미국 경기의 둔화, 3.4분기 기업실적 부진 경고,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위기감고조와 이에 따른 유가 급등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증시를 공황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4일(현지시간) 현행 금리를 유지하면서 미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유가는 중동산 두바이유가 배럴당 27.64달러로 2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30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미 다우지수는 2.40% 하락한 7,683.27로 마감해 4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나스닥지수는 0.22% 밀린 1,182,27로 장을 마쳤다. 또 장마감후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실적 악화 소식이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기술(IT) 경기에 대한 우려를 크게 해 관련주가 시간외 거래에서 급락했으며 삼성전자가 3% 넘게 빠지는 등 국내 증시에도 충격을 줬다. 영국 FTSE지수는 1.83%, 독일 DAX 지수는 1.41%, 대만 가권지수는 2.36%, 일본니케이지수는 1.68%가 떨어졌다. ◆외국인 매도압력 가중 이달 중순까지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이 세계 경제와 미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순매도로 돌아서 주가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외국인은 23일 909억원, 24일 2천117억원, 25일 1천481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금융주를 중심으로 주식을 팔고 있으며 포트폴리오 편입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는 24일 1천222억원, 25일 917억원을 순매도했다. 우리증권 최정일 연구원은 "나스닥지수가 1,200선이 붕괴된 것을 비롯해 세계증시가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종합주가지수가 계속 하락해 기관 투자가의 손절매 물량이 쏟아질 경우 증시의 수급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기관의 손절매 물량이 일부 나오는 것 같다"며 "종합주가지수가 650~700선의 박스권을 벗어날 경우 800선 이상에서 매입한 주식의 손절매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600선까지 하락 가능성 대내외적인 여건을 볼 때 종합주가지수가 600선까지 밀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종증권 조용환 투자전략가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원화 약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와 국내 경제 모멘텀의 둔화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의 금융불안이 다시 확대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국내 증시는 10월초까지는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이며 종합주가지수는 1차로 640선, 그 다음으로 60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위원은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 증시의 불안에 따른 매수주체의 공백이 너무 크다"며 "기술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다음 지지선은 작년 3.4분기까지 강력한 저항선 역할을 했던 630~640선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순매도 지속 여부와 기관투자가의 손절매 물량이 주가 흐름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일반투자자들은 장세를 좀더 지켜보고 투자하거나 우량주를 중심으로 저점 매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