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D램 생산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4분기 실적악화로 국내 반도체주가 주가급락의 된서리를 맞았다. 25일 거래소시장에서 오후 2시20분 현재 반도체 장비업체가 포함된 의료정밀업종은 4.78% 급락했다. 삼성전자는 4.07% 급락해 30만6천원을 기록중이고 하이닉스반도체도 3.48% 하락했다. 마이크론은 이날 2002 회계연도 4분기(6∼8월)에 5억8천650만달러, 주당 97센트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동기 5억7천550만달러, 주당 96센트 손실보다 실적이 악화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마이크론 실적악화가 반도체 주가에 단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의 상대적인 수혜가 기대되고 하이닉스반도체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주가에 단기부담 증시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을 마이크론 실적악화가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며 반도체주 하락이 불가필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증권은 마이크론의 분기실적이 사상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다며 영업손실 규모가 직전분기 대비 10배로 확대됐고 D램업계 '최악의 해'였던 작년 수준으로 회귀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증권 우동제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론의 실적부진은 3분기 D램업황이 악화됐음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이라며 "삼선전자 등 전세계 반도체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증권 최석포 애널리스트도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악화가 미국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국내 반도체업체도 그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25∼27만원까지 하락가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도 반도체주 급락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만큼 단기적으로 25∼27만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이크론의 실적악화로 반도체업황 전망이 더욱 나빠진데다 삼성전자 D램 사업부를 받쳐주던 DDR(더블데이터 D램)가격도 10월중 정체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들은 외국인들이 이같은 배경에서 삼성전자를 내다팔고 있다며 지난 8월초 30만원대에서 지지를 받았던 삼성전자 주가가 30만원 아래로 내려가 25∼27만원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교보증권 김영준 애널리스트는 "8월초 삼성전자 주가가 한때 30만원을 밑돌았지만 자사주 매입과 DDR가격 상승으로 반등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외국인들의 반도체 업황 전망이 나쁜만큼 단기수급악화로 30만원이 깨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D램 판매가도 이미 4차례 상향조정된데다 후발업체의 DDR생산물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26∼27만원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진영훈 애널리스트도 "삼성전자 사업부 가운데 LCD업황은 꺾이기 시작했고 D램 사업부도 업황 전망이 밝지 않다"며 "외국인 매물도 이같은 배경에서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 애널리스트는 "30만원을 하향돌파해 25만원선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에 호재, 하이닉스 '악재' 전문가들은 이처럼 삼성전자 주가가 흔들리는 등 마이크론 실적악화가 반도체주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에 호재가 된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 우동제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론의 8월말 현재 보유현금은 10억달러로 재무적인 여유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설비투자로 전액지출하기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론이 DDR과 0.11∼0.13마이크론 공정기술 비중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계속되는 적자로 실현 가능성이 적어보인다"며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우리증권 최석포 애널리스트도 "마이크론은 7분기 연속 적자로 투자력이 딸릴 수밖에 없고 최근 일본과 대만에서 나타나는 구조조정 움직임과 인피니온의 유동성위기설 등은 삼성전자에 호재가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하이닉스에는 장.단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가 SD램을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SD램 중심업체인 마이크론의 실적악화는 하이닉스 실적의 준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마이크론의 자금여력 부족은 하이닉스 인수 가능성과 관련해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