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한미은행 현대모비스 등 시가총액 상위기업이 잇따라 대규모 자사주 펀드를 해지하고 있다. 특히 해지 공시를 전후해 대규모 자사주 물량을 쏟아내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는 내달 2일까지 1백54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을 해지한다. 자사주 펀드에 남아 있는 23만9천5백54주(0.26%)의 자사주는 10월2일 전까지 모두 장내에서 처분하도록 돼 있다. 한미은행도 25일 1백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을 해약할 예정이다. 자사주 신탁에서 보유한 13만여주(0.07%)는 24일까지 모두 매물로 나오게 된다. 이에앞서 지난 19일 3백억원 규모의 자사주 펀드를 해지한 현대모비스는 △올 8월 63만5천여주 △9월 29만4천여주의 자사주를 시장에 쏟아냈었다. 이들 기업은 자사주 펀드의 만기가 도래해 해지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선 이들이 수급이 어려운 증시에 물량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신탁은 자사주 매입과 달리 매매규정이 자유로운 만큼 해지 공시를 하기도 전에 보유중이던 자사주를 팔 수 있다"며 "자사주 신탁관련 규정을 강화해 선의의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 주가는 이날 6.77%나 내린 11만8천원으로 마감됐다. 시가총액 10위 종목중 가장 큰 낙폭이다. 한미은행도 4.18% 하락한 8천6백90원으로 떨어져 자사주 신탁 해지를 앞두고 자사주 매물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