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기간 미국 주식시장 불안에 직격탄을 맞아 우리 주식시장이 맥없이 주저앉았다. 23일 종합주가지수는 장을 열자마자 700선이 깨진데 오전 11시 15분 현재 21.28포인트 폭락한 682.86을 기록, 680선이 위협받고 있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1.34포인트 급락해 52선이 위험하다. 여의도 증권가에는 낙관론자들의 목소리가 자취를 감추고 비관론이 팽배해 있다. 국내외 어디를 둘러봐도 주식을 살만한 모멘텀이 없어 증시는 '사면초가'에 몰려 있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700선이 무너진만큼 장중 전저점(660포인트) 부근인 650∼660선에서 1차 지지선이 형성되겠지만 투자심리가 워낙 얼어붙어 있어 뉴욕증시 상황에 따라서는 그 이하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추석연휴 미 증시가 직격탄 추석연휴기간인 지난 20일(한국시간) 다우지수 8,000선이 무너진 것이 이날 시장을 강타했다. 8월 주택착공실적이 전월대비 2.2% 감소하면서 미국 경기의 안전판인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고, 고용상황이 악화되고 정보기술 서비스업체인 EDS와 모건스탠리의 실적악화, 증권사들의 IBM에 대한 실적전망 하향조정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이는 유럽증시에 그대로 반영돼 런던증시는 51.90포인트(1.34%) 하락한 3,813.50, 파리증시는 73.80포인트(2.46%) 떨어진 2,927.18, 독일증시는 117.45포인트(3.76%) 폭락한 3,007.47을 각각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 증시의 급락은 일본 증시에도 영향을 미쳐 지난 주말 닛케이지수는 188.54포인트 낮은 9,481.08에 마감됐다. 주말인 21일 미국 증시는 전날의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로 43.63포인트(0.54%)오른 7,986.02을 기록했으나 8,000선 회복에 실패했고, 나스닥지수도 4.63포인트(0.38%) 오른 1,221.08에 마감됐으나 투자심리는 냉랭했다. 추석연휴의 세계 증시 하락세가 그대로 우리 증시에 반영되면서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은 '투매' 분위기였다. 이달들어 '사자'로 돌아섰던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 19일에 이어 이 시간 현재 348억원의 순매도를 보이고 있고 기관도 831억원의 매도 우위로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 다음 지지선은 650 전문가들은 국내외 어디를 둘러봐도 주가가 오를 수 있는 모멘텀이 없는 만큼 지금의 약세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경기회복 기미가 가시화하지않고 있는 가운데 기업실적 역시 불안하고, 이라크 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유가가 뛰고 있다는 점이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우리 증시는 미 증시 불안외에 수출 부진 우려, 기업실적 개선 둔화, 대통령 선거 등 정치 불확실성이 악재가 되고 있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갈수록 세계 경기회복에 대한 회의가 높아지고 있어 연내 증시가 활성화될 가능성은 없어 보이며 내년 경기 회복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1.4분기 말이 돼야 추세반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증시는 하락 압력이 가중되면서 장중 전저점인 종합주가지수 660선(8월 6일)을 테스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굿모닝신한증권 이근모 부사장은 "미국 증시 불안을 감안한다해도 우리 기업의올 해 실적을 볼때 700선이 무너진다는 것은 설명이 안되지만 투자심리가 워낙 바닥이어서 전저점을 바닥으로 당분간 660∼700선의 박스권에서 지수가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장득수 리서치센터장은 "국내외 경제상황이나 정치적 변수 등을 감안할 때 싸다는 것을 제외하곤 아무런 메리트가 없는 상황인데다 유일한 '희망'인 외국인의 매수도 기대하기 어렵지만 이미 조정을 많이 받은만큼 660선은 지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