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뉴욕증시는 3·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와 부정적인 경제지표로 급락세를 보였다. 주간 기준으로 3대지수가 모두 하락해 4주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다우지수는 두달 만에 처음으로 8,000선이 붕괴됐다. 한 주간 하락률은 3.9%.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도 각각 5.5%와 4.9%씩 떨어졌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월요일인 16일에는 나스닥지수만 소폭 하락했을 뿐 다우와 S&P500지수는 오름세를 보이며 상쾌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주요지수가 좀체 반등세를 보이지 못했다. 19일엔 증시를 이끄는 양대변수인 기업실적과 경제지표가 일제히 실망스러운 수준으로 나오면서 각종 지수가 크게 하락했다. 이날 거래시작과 함께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미국 주가는 컴퓨터서비스 회사인 EDS가 이익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모건스탠리가 기대 이하의 실적을 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낙폭이 더욱 커졌다. 8월 주택착공 실적이 줄어들었다는 뉴스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예상치를 상회,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결국 이날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백30.06포인트(2.82%) 하락한 7,942.39에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8,000선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월23일 이래 두 달 만에 처음이다. 기술주를 대표하는 나스닥지수도 35.70포인트(2.85%) 밀린 1,216.45를 기록했다. 지수 급락세를 불러온 EDS는 무려 52.83%나 밀렸다. 이 바람에 이 회사의 경쟁업체인 IBM도 6.83% 빠지는 등 기술주 전반적으로 낙폭이 확대됐다. 주말인 20일에는 전일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로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우와 나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각각 0.55%와 0.38%씩 오른 7,986.02와 1,221.09를 기록했다. 이날 무선통신기술업체인 퀄컴이 휴대폰용 반도체칩의 판매가 당초 예상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 주가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퀄컴은 휴대폰칩의 수요가 늘어나고 중국에서의 판매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힌 후 9.17%나 급등했다. 이 때문에 알카텔,에릭슨 등 다른 통신업체들도 덩달아 상승했다. 그렇지만 어닝시즌(기업실적 발표)을 눈앞에 두고 실적악화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기업별로 주가 명암이 엇갈렸다. 에너지업체 듀크는 실적경고로 4.9% 급락했고 D램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무려 9.2%나 폭락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도 7.4%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본격적으로 발표되는 기업들의 부정적인 실적전망이 앞으로도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업실적 조사기관인 퍼스트콜은 "향후 3주간 부정적인 실적경고로 증시가 하락세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