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유동성 과잉, 부동산가격 급등, 유가 불안 등으로 물가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현 상황에서 기존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향후 경제운용에서 미국의 이라크 공습 가능성과 12월 대선이 위험변수로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17일 오후 3시 재경부 김영주 차관보 주재로 관련부처, 한국은행, 국책·민간연구기관 등이 참석한 제6차 '거시경제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거시경제 동향, 해외경제·유가·수출·부동산 및 설비투자 등 최근 경제 전반에 대한 각 기관의 연구자료 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 경제동향실장은 "하반기 이후 환율 하락, 노동생산성 향상 등 물가안정요인이 있는 반면 시중 유동성, 부동산가격·유가 불안 등 상승요인이 혼재돼 있다"며 "물가안정을 위해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연구원 정한영 거시금융팀장도 "수해로 인한 농산물가격 급등, 유가불안 등으로 연말로 갈수록 물가관리에 애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최근 집값과 전세값 상승은 내년 임금협상이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우리 경제가 하반기 6.4%의 경제성장을 달성, 연간 성장률은 6.2%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거시경제정책 기조와 관련, LG경제연구원 김기승 거시경제팀장은 "대내외 여건이 아직 불투명한 만큼 당분간 경기중립적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미국-이라크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비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미리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 경제동향실장도 "향후 경제운용에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가능성과 12월 대선 두가지 위험변수(downside risk)가 존재하므로 경제운용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에 대해 무역협회 신승관 박사는 "무역수지는 '국제유가 상승 정도'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나 올해 100억달러 내외의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속적인 수출회복을 위해 저금리정책 유지, 환율의 안정적인 운용, 적극적인 통상마찰 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석유공사 구자권 해외조사팀장은 유가와 관련, "향후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 전쟁 전개양상, OPEC의 증산여부 및 규모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특단의 사태발생이 없다면 현재 가격보다 약간 낮은 평균 25달러(두바이유 기준)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부동산시장과 관련,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효과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며 "부동산 관련 정부정책발표 시점과 실제 집행되는 시점사이에 존재하는 시차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연구원 손경환 박사는 "가격이 급등한 수도권 아파트 가격에는 이미 거품이 상당히 형성돼 있어 금리가 추가로 하락하지 않는다면 부동산 가격은 점차 하향 안정국면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장기 주택 및 부동산 수급계획을 제시해 시장 참여자가 예측 가능한 시장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