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이라크의 무기사찰 수용에 힘입어 사흘만에 급반등했다. 17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2.42포인트, 3.18% 높은 726.80으로 20일 이동평균선을 눈앞에 두고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55.22로 1.77포인트, 3.31% 상승했다. 이날 증시는 이라크가 UN의 무기사찰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소식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나스닥지수선물이 급등하는 등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됐다. 또 수급여건이 개선됐다. 거래소에서는 대량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고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매수우위를 나타내며 수급개선을 도왔다. 시장에서는 투자심리가 안정되며 다시 바닥권을 확인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라크와 미국의 분쟁이 원만하게 해결될 경우 추가 상승을 도모할 여건을 갖췄다는 지적이다. 다만 미국이 여전히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전쟁 우려감이 여전한 데다 프로그램에 의존한 제한적인 상승으로 기술적인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해외 동향과 외국인의 주가지수선물 포지션 변동에 관심을 두고 낙폭과대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이날 증시는 전 업종이 동반 반등세를 보인 가운데 유가하락 호재를 안은 운수창고업종과 통신주 강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증권, 인터넷, 의료정밀, 전기전자, 디지털컨텐츠 등도 큰 폭 상승했다. 시가비중이 높은 반도체와 통신이 강세를 이끌었다. 하나로통신이 8% 이상 급등한 것을 비롯, SK텔레콤, KT, KTF, LG텔레콤 등 대형통신주가 모두 크게 올랐다. 또 삼성전자가 메모리부문 투자 계획과 함께 4% 이상 오르며 오성엘에스티, 파인디앤씨, 디아이, 신성이엔지 등 반도체 관련주가 동반 급등했다. 이밖에 지수관련주 중 전날 급락의 주역인 국민은행과 국민카드 동반 반등했고 현대차, POSCO, LG홈쇼핑, 기아차, 신한지주 등이 대부분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20종목 중 우리금융만 소폭 내렸다. 이라크의 무가 사찰과 관련된 종목은 희비가 갈렸다.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대한해운, 한진해운 등 유가급등으로 약세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종목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린 반면 테크메이트, 흥구석유 등 전쟁수혜주는 급락했다. 투자주체별로는 프로그램 매수를 받은 기관이 736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460억원, 201억원 어치를 처분했다. 코스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44억원, 14억원을 사들였고 기관은 51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매수가 2,658억원 유입된 반면 매도는 547억원 출회에 그쳤다. 지수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만계약에 달하는 순매수와 순매도를 기록하며 맞섰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이라크의 사찰 수용으로 심리가 개선되면서 반등세를 일궜다”면서도 “펀더멘털의 지원이 없어 상승은 제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추세적인 강세가 어려운 만큼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