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파죽지세의 오름세를 시현, 3개월 최고치까지 도달하고 있다. 개장부터 1,210원에 위치한 박스권 상단을 훌쩍 뛰어넘은 환율은 장중 1,218원선까지 오름세를 확대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상승 추세 전환에 불을 붙이고 있는 것. 달러/엔 환율이 지난주 말 121엔대로 올라선 데 이어 이날 122엔 진입을 시도, 달러/원에 확실한 상승 모멘텀을 제시했다. 또 역외매수, 달러되사기(숏커버) 등이 어우러져 환율 오름폭을 적극 확대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업체들이 네고 공급에 나서 환율 상승을 제한하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상승요인이 우세한 시장 분위기를 억누르기엔 역부족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엔 추가 상승여부에 따라 1,220원 테스트 가능성을 진단하고 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14.70원 오른 1,218.5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지난 금요일보다 9.20원이나 높은 1,213.0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9시 35분경 1,214.20원까지 오른 뒤 고점 매물로 9시 46분경 1,212.00원까지 내려섰다. 그러나 달러/엔이 추가 상승하고 역외매수 등이 가세, 환율은 10시 54분경 1,218.30원까지 치솟은 뒤 한동안 1,216.80∼1,218.30원 범위에서 등락했다. 이후 네고물량 공급으로 11시 27분경 1,216.20원까지 흘렀던 환율은 오전장 막판 매수세 강화로 11시 56분경 1,218.60원까지 올랐다. 지난 6월 21일 장중 1,225.00원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업체들이 레벨이 오르면서 물량을 많이 내놓고 있으나 역외매수, 결제수요 등이 이를 흡수, 수요가 앞선 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원-엔 비율이 10대1 밑으로 내려선 것을 이용,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거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율 상승을 제어할만한 요인이 많지 않고 상승 추세로 일단 돌아선 것 같다"며 "당초 1,212∼1,218원으로 내다봤던 범위를 오후에는 1,215∼1,220원까지 올렸다"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이 확실히 상승 추세로 바뀌었으면 달러/원도 조심스럽게 이같은 결을 따른다고 봐도 될 것 같다"며 "역내외의 달러되사기(숏커버)가 일단 주도하고 있으며 업체 네고가 나오면서 부족한 물량을 채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오후에 업체 네고가 좀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엔도 당장 122.30엔이 저항선으로 보여 굳이 더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설 지는 미지수라 1,220원은 일단 막힐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말 뉴욕에서 121.72엔으로 마감, 박스권을 탈피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가 휴장인 가운데 아시아 시장에서 추가 상승, 122엔대로 진입했다. 달러/엔은 장중 122.11엔까지 올라선 뒤 낮 12시 1분 현재 122.05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이날 서울외국환중개 고시 기준율이 3개월 최저수준인 100엔당 986.98원이었으며 같은 시각 100엔당 997원선을 기록중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앞선 닷새간의 주식순매도에서 방향을 바꿔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42억원, 46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심리적으로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