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부진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 행사가격을 낮추는 기업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 15일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이달들어 모두 40개의 상장.등록업체가 신주인수권 행사가를 하향조정했다. 이는 BW 발행후 주가가 하락하면 통상 3개월 단위로 행사가를 조정하는 '리픽싱'(re-fixing) 조항에 따른 것이다. 거래소시장에서는 모두 7개 업체가 행사가를 낮췄다. 종근당바이오가 기존 행사가보다 69% 낮은 7천590원으로 하향조정했고 큐엔텍코리아(-32%), 지누스(-26.3%)도행사가를 크게 낮췄다. 주가부진의 늪에 빠진 코스닥 등록업체는 행사가의 하향조정폭이 더욱 깊었다. 기존 행사가의 절반 이하로 낮춘 기업이 6개에 달할 정도다. 최근 대주주 주가조작 혐의로 급락한 모디아는 기존 행사가보다 81% 하향조정했고 환경비전이십일(-76%), 세원텔레콤(-71%), 아이티(-66%), 일간스포츠(-62%), 소너스테크(-59%)의 하락폭도 깊었다. 행사가 하향조정은 계약조건에 따른 것이지만 문제는 주식시장이 상승할 때 이들 기업이 물량부담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주가 부진에 따른 행사가 하향조정 → 주가반등시 주식전환물량 증가 → 해당주식의 주가하락 → 행사가 하향조정 압력 증대로 이어지는 '매물악순환'을 낳을수 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주가가 떨어져 행사가격이 낮아지면 그만큼 전환되는 주식수는 늘어난다"며 "주식시장이 반등해 BW의 주식전환 물량이 쇄도하면 투자자들은주가하락에 따른 불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