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나흘만에 급락하며 720선을 내줬다.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가 1만 1,000계약 이상 쇄도하며 프로그램 급매물을 불렀다. 전날 미국의 실업과 재정지표가 나쁘게 나온 데다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 이라크 전쟁 불가피 연설 등 강경 정책이 확인되며 시장 불안감이 다시 일었다.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다시 강화되며 금요일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와 소매매출 지표에 대한 경계감도 작용했다. 이날 하락으로 최근 상승에 대한 부담을 덜었고 700선에 대한 지지 공감대가 강해 추가 급락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진단됐다. 경계감과 기대감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당분간 좁은 박스권에서 기계적 등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종합지수는 718.17로 전날보다 21.05포인트, 2.85% 내렸고 코스닥지수는 54.28로 0.99포인트, 1.79% 하락했다. 프로그램 순매도가 2,000억원 이상 기록되며 지수관련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가 3% 이상 내린 것을 비롯해 시가총액 최상위 5개 종목이 2~4% 급락세를 나타냈다. 유일전자를 제외한 두 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대부분 업종이 내린 가운데 미국 반도체주 등 기술주 급락으로 반도체관련주의 낙폭이 컸다. 두 시장이 하락종목수가 1,186억원으로 상승 382개를 압도했다. 외국인은 미국시장 하락에도 불구하고 거래소에서 191억원 순매수하며 소폭이나마 최근 순매수 기조를 이었다. 기관은 프로그램 매매를 중심으로 1,090억원 매도우위를 보인 반면 개인이 749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코스닥시장은 외국인과 개인이 동반 순매도한 가운데 기관이 45억원 순매수했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매라는 기계적 매매로 시장이 출렁이며 720선에서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며 "외국인 순매도세가 안 나오는 등 700선 부근에서의 저가매수세 확인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주말 경제지표가 크게 안좋을 경우 충격이 있겠지만 차차 악재에 둔감해지고 있다"며 "호재만 나와주면 저항선을 돌파할 만한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