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닷새만에 하락했다. 장중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혼조세를 드러냈다. 엔 약세로 개장초 상승세를 보였던 환율은 가중된 물량부담과 달러/엔 환율의 120엔 붕괴를 반영,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1,205원은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했다. 달러/엔은 전날 뉴욕에서 120엔대로 올라섰으나 이날 후반 급반락, 119엔대로 진입했다. 달러/원은 괴리감을 보이기도 했으며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00원을 축으로 오갔다. 전날 업체 네고물량이 시장에 떠돌면서 포지션을 무겁게 만들었던 탓에 손절매도가 일어났던 반면 달러/엔 상승시 달러되사기(숏커버)가 병행됐다. 장중 손바뀜이 잦았다. 박스권 탈피의 뚜렷한 모멘텀이 달러/엔에서 제시되지 못할 경우 1,200원을 둘러싼 공방은 아직 계속될 전망이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10원 내린 1,201.40원에 마감했다. 이날 고점은 1,205.00원으로 지난 2일 장중 1,207.80원을 고점으로 기록한 이후 최고치였으며 저점은 1,201.00원을 기록했다. 환율 하루 변동폭은 4.00원으로 앞선 사흘간 3개월 최소 변동폭 경신 흐름은 일단락됐으나 이번주 내내 4원이하의 진폭에 그치고 있다. ◆ 박스권내 레벨 이동 = 밤새 펼쳐질 뉴욕에서 달러/엔 환율의 움직임이 관건이다. 박스권 상단을 향하다가 일단 아래쪽으로 꺾인 달러/엔이 최근 뉴욕장에서의 상승 흐름을 연장할 것인지가 관심사. 그러나 아직 달러/엔이 박스권에 갇혀있다는 인식이 강해 달러/원도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상태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 출렁임에 따라 달러매도(숏)→매수(롱)→매도(숏)의 패턴이 형성됐다"며 "1,203원선 후반∼1,204원선에서는 업체 네고물량이 나와 포지션은 약간 무거웠던 반면 1,201원선에서는 결제수요가 받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밤새 달러/엔 레벨이 중요하나 외국인 주식순매수 지속으로 압박감이 존재, 쉽게 오르긴 힘들 것"이라며 "내일은 1,200원을 중심으로 공방이 예상되며 넓게 위아래 5원 범위까지 상승이나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이 등락의 주요인이었고 위에서는 매물벽으로 인해 계속 막혔다"며 "NDF정산관련 역내외 거래는 매칭됐고 매물대가 1,210원에서 1,205원까지 내려선 양상"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달러/엔이 여전히 관건이나 이도 박스권 상단에서 다시 밀린다면 달러/원도 당분간 박스권탈출이 요원하다"며 "내일 1,197원까지 하락할 여지를 두고 위로는 오늘 많이 막힌 1,204원선까지 바라본다"고 예상했다. ◆ 달러/엔 120엔 공방 = 달러/엔 환율이 120엔대를 등정했다가 장 후반 반락했다. 간밤 뉴욕장에서 추가테러 우려감이 해소되며 6일째 상승, 120.28엔에 마감했다. 이날 재상승과 반락을 교차했다. 오후 들어 120.03엔까지 떨어졌던 달러/엔은 120.60엔대까지 급반등했으나 장 후반 차익매물이 쏟아지며 120엔이 무너졌다. 달러/엔은 오후 4시 55분 현재 119.89엔을 기록중이다. 최근 달러/엔은 도쿄장에서 상승이 제한되나 런던, 뉴욕장에서는 오름세를 확대하는 패턴을 보였었다. 달러화는 이날 미시건대 9월 소비자 신뢰지수를 비롯 8월 소매판매 등 중요한 경제지표의 발표결과에 따라 추가 상승과 반락 사이에서 발걸음을 뗄 전망이다. 엔/원 환율은 이날 서울 외국환중개 고시 기준환율이 100엔당 1,000.54원이었으며 이날 1,000원을 경계로 시소했다. 엔/원은 같은 시각 100엔당 1,001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675억원, 46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나흘째 주식순매수가 이어지면서 환율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이 됐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밤새 전개된 엔 약세로 환율은 전날보다 1.70원 높은 1,204.20원에 개장, 이내 고점인 1,205.00원까지 올라섰으나 차츰 반락, 9시 47분경 1,203.80원까지 내려섰다. 한동안 1,204원선을 거닐던 환율은 업체 네고 등으로 반락폭을 확대, 하락 반전하면서 1,201원선에 진입한 뒤 11시 24분경 1,201.50원까지 미끄러졌다. 이후 환율은 저가매수세로 1,202원선으로 소폭 반등한 뒤 1,202.4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30원 낮은 1,202.1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곧 1,201.90원으로 내려선 뒤 달러/엔 반등을 타고 상승 반전, 2시 25분경 1,204.30원까지 되올랐다. 그러나 국책은행의 매도와 대기매물에 부딪혀 환율은 한동안 1,203원선에서 등락하다가 달러/엔의 120엔 붕괴로 4시 17분경 1,201.0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이후 환율은 1,201원선을 배회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5억4,95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3,4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2,000만달러, 3억2,560만달러가 거래됐다. 13일 기준환율은 1,202.9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