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인 CLSA가 12일 비상장기업인 삼성캐피탈에 대한 탐방보고서를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증권사가 비상장기업에 대해 별도의 분석보고서를 작성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삼성캐피탈의 경영실적이 지분법 평가라는 경로를 통해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 상장사에 대한 투자판단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삼성캐피탈 지분의 75%는 삼성전자가 갖고 있으며 15%는 삼성물산,5%는 한미은행이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이번 보고서 작성의 이면에는 이달 초 미국의 민간 회계분석기관인 CFRA가 삼성전자의 작년 연결재무제표에 분식의혹을 제기한 사실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CFRA는 삼성전자와 같은 계열사인 삼성카드 및 삼성캐피탈이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에 대한 회계처리와 매출채권 계상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해명자료를 CFRA에 보냈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분식회계로 1백50억달러의 소송을 당했다는 소문이 돌며 삼성전자 주가가 한때 출렁거렸다. CLSA의 기업탐방도 삼성전자의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있는 삼성캐피탈의 ABS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CLSA는 "선순위 ABS에는 한국법상 상환청구권이 없다"며 "삼성캐피탈이 자체 인수한 후순위 ABS의 신용악화에 대해선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CLSA는 "삼성캐피탈의 올해와 내년 순이익은 대출카드인 아하론패스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60%와 1백% 증가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삼성캐피탈 지분으로부터 얻는 이익도 올해와 내년 1천8백20억원과 3천6백3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