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올 상반기 8천8백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순이익(1조1천6백54억원)의 76.28%에 이르는 규모다. 현대차의 실적이 이처럼 대폭 호전된 것은 무엇보다 자동차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데 힘입었다. 상반기 자동차 판매대수는 지난 6월 월드컵과 임금협상에 따른 생산차질에도 불구하고 작년 같은 기간보다 4.1% 늘어났다. 특히 해외시장에서의 판매증대가 두드러진다. 최대 자동차 판매시장인 미국에서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올들어 지난 6월까지 누계기준으로 미국시장의 자동차 총 판매대수는 7백26만1천대로 시장규모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 감소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이 기간동안 15.5%의 괄목할만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중국시장의 진출에 이어 내년에서는 유럽지역에도 현지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같은 해외시장 진출확대로 내수판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내수및 수출증대에 힘입어 하반기 판매량은 상반기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상익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특소세 인하기간 마감,원화환율불안등 하반기 영업실적을 악화시킬 요인이 있지만 국내외 재고감소등을 고려하면 하반기 판매대수는 상반기보다 6%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업이익은 20% 증가한 1조7백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된 것도 현대차 주가전망을 밝게하는 요인이다. 2000년말 3조7천억원에 달했던 순차입금은 최근 2천억원대로 줄었다. 6월말 기준 부채비율은 1백5%이며 경기불확실성에 대비한 현금성 자산이 4조원대에 이르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과 그룹분리에 따른 경영투명성 향상에 힙입어 정크본드(투기채권)수준에 머물렀던 S&P의 현대차 신용등급은 현재 BB+까지 상승했다. 주요 현금흐름이 폭스바켄 푸조 르노등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재무구조가 탄탄하다. 영업이익률(7.9%) 자기자본이익률(16%)등 수익성 지표는 GM 도요타등을 추월하고 있다. 물론 환율불안은 하반기에도 여전히 잠재 악재로 남아 있다. 현대차의 수출비중은 46.2%에 이른다. 환율이 떨어지면(원화가치 상승) 달러화로 결제하는 수출금액을 원화로 바꿔 손에 쥘때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의 이영민 연구위원은 "연말환율이 1천1백70원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경우 환율하락에 따른 추가적인 부담은 그리 크지않다"고 말했다. 또 환율하락에 대한 부정적인 요인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다고 덧붙였다. GM대우의 출범,특소세 인하기간 만료 등으로 4.4분기부터는 내수판매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점도 부담요인으로 남아있다. 특히 르노삼성의 "SM3",GM대우의 "J-200" 출시가 예정돼 있는 소형시장에서는 점유율 쟁탈전이 격화될 전망이다. GM은 초기에는 기존 대우차의 라인업을 유지하면서 그동안 저조했던 가동률과 수익성 제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시장점유율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