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국내 최대 정유업체이면서 SK그룹의 지주회사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이에 걸맞는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항상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종목으로 취급돼 왔다. 현 주가는 주당순자산가치의 50%에 불과하다. SK의 주가가 이처럼 저평가 상태에 머물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SK텔레콤 지분등 무수익 자산으로 간주되는 대규모 투자자산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부채규모가 너무 많다. 순부채가 5조원을 넘는다. 지난 7월 SK텔레콤 지분 7%를 해외 매각함으로써 이런 두가지 약점은 동시에 해결된 것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평가하고 있다. 무수익자산을 현금화시켜 재무구조를 개선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1조원규모의 SK텔레콤 지분매각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그 무렵보다 30% 정도 하락했다. 최근 주가하락의 주된 원인은 2.4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치를 밑돌자 투자자들이 실망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8백66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28%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36.7% 줄었다. 이같은 영업이익의 감소는 석유사업의 부진에서 비롯됐다. 석유 판매물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정도 줄었고 정제마진도 30% 이상 축소됐다. 정유업체간 출혈가격 경쟁과 석유수요 부진이 주된 원인이었다. 그 결과 1분기 4백4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2분기에 다시 1백51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물론 지난해 하반기 석유사업부문에서 1천2백억원의 적자를 본 것에 비하면 실적이 개선된 셈이다. 삼성증권 김재중 연구위원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석유사업 영업손실이 소폭에 그친 점은 석유사업 부문의 실적 하락세가 멈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가격경쟁 완화및 내수 정제마진의 점진전 개선이 예상되고 있으며 석유화학제품 마진도 향후 수년간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원화강세에 따른 외환관련 이익증가,SKT지분매각에 따른 재무구조개선,이자비용절감등으로 인한 영업외 수지도 지속적으로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는 SK텔레콤 지분매각 대금 1조원 가량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을수 LG투자증권연구위원은 "영업외수지 개선에 힙입어 올 순이익(세전)은 1조원정도로 당초 예상치인 6천3백억원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이후 실적전망도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백관종 한누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003~2004년에는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유화경기 상승,석유정제 마진의 개선,베트남 유전의 생산에 따른 석유개발수익의 급증 등에 힙입어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지난 3월 경영진의 일부 교체이후 SK텔레콤 지분매각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적극적인 IR(투자설명회)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회사측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향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