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상반기에 사상 최대치인 2조1천7백2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가 늘어난 것이다. 해외 자회사를 포함할 경우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한 3조1천7백77억원으로 늘어난다. 이것은 삼성SDI의 주력 제품이자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제품인 브라운관의 영업호조가 지속된 결과다. CDT(모니터용 브라운관)의 매출이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디지털방송이 시작되고 월드컵 특수가 겹치며 CPT(TV 브라운관)의 매출이 호조를 보였다. 여기에다 휴대폰에 사용하는 STN-LCD,2차전지,벽걸이 TV용 화면장치인 PDP 등 비(非)브라운관 부문의 신장세가 두드러지며 매출 증가율을 높였다. 본사기준 경상이익은 4천77억원으로 전년보다 13% 늘었다. 영업이익(작년 상반기 3천3백3억원)이 15% 증가한 것 보다 다소 낮은 증가율이다. 2분기에 원화가 강세를 보이며 외환수지가 악화된게 주요 원인이다. 삼성증권은 이 회사의 3분기 실적이 2분기에 비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비중이 80%에 달해 원화 강세는 이 회사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브라운관 월별 출하량은 지난 3월 이후 5백만개를 초과하고 있고 지난 8월에도 호조세가 지속됐다. 하지만 판매단가 하락과 원화강세의 영향으로 3분기 브라운관 매출은 지난 분기에 비해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이 회사의 CPT와 CDT의 판매가격은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상반기에 각각 6%와 8%씩 하락했다. STN-LCD 평균 단가도 올 상반기에 달러화 기준으로 16%가 떨어졌다. 따라서 이 부분의 매출액은 출하량이 급증함에도 불구하고 완만한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차전지는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분석된다. 2차전지는 지난 5월 이후 손익분기점인 월 5백만개의 출하량을 넘어섰다. 삼성SDI는 현재 모토롤라와 노키아와 공급계약을 협상 중인데 올해말부터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PDP 출하량은 1분기에 총 4천4백개에서 6월 3천7백개,7월 5천5백개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손익분기점인 1만2천개엔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내년 초가 돼야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은 삼성SDI의 올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각각 9%와 17% 늘어난 4조3천8백60억원과 6천1백7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이익은 외환수지 악화에도 불과하고 해외현지 법인의 실적 호조에 따른 지분법평가이익의 증가 덕분에 7천6백17억원(13% 증가)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부터 삼성SDI의 외형과 수익 성장은 둔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브라운관의 경쟁 제품인 TFT-LCD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1조원의 투자로 감가상각비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되는 결과다. 대투증권은 그러나 "브라운관부문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며 안정된 수익을 거두고 있어 당분간은 시장수익률 수준의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