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지난 2000년과 2001년 연속으로 대규모 적자에 시달렸다. 당기순손실 규모는 2000년이 4천6백27억원,2001년이 5천8백93억원이었다. 영업환경 악화에다 금융비융 외환관련손실 등이 컸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그러나 올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규모도 적지 않은 편이다. 영업이익은 1천23억원이었으며 반기순이익은 1천9백53억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 1천4백93억원,반기순손실 3천4백95억원에 비하면 놀라운 성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러한 실적호전에 힘입어 대한항공 주가는 연초 8천원대에서 지난 4~5월 2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최근엔 전반적인 증시약세 기존에 따라 1만5천원 안팎까지 하락했다. 대한항공의 올 상반기 실적은 질적인 측면에서 호평받고 있다. 우선 매출액이 소폭이나마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증가율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가까이 늘었다. 올 한해 매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6조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업이익도 크게 개선됐다. 매출원가율을 봤을때 지난해 상반기 85%대에서 올 상반기엔 78%대로 낮아졌다. 그만큼 마진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그동안 대한항공의 발목을 잡아온 금융비용도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상반기엔 이자로 1천7백억원이나 지출했지만 올 상반기엔 지급이자가 1천1백70억원으로 감소했다. 회사측은 두 측면에 대해 지속적인 구조조정 및 차입금 감축노력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원화가치 상승도 대한항공 실적호전에 보탬이 됐다. 원화가치가 연초대비 10% 가까이 상승한 결과 외환관련이익(환차익과 외화환산이익을 더한 수치)이 외환관련손실(환차손과 외화환산손실을 더한 수치)보다 1천억원 가까이 많았다. 지난해 같은기간에 외환관련손실이 외환관련이익보다 1천1백억원 더 많았다. 대한항공이 최근 발표한 7월 실적도 전망을 밝게 만들고 있다. 7월 한달동안 5천6백98억원의 매출액에 6백4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당초 월드컵이 특수라는 재료가 소멸돼 실적이 저조할 것이란 예상을 깨버린 것이다. 8월이후 연말까지의 실적도 호조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8월 국제선 탑승률이 82%이상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9월 국제선 예약률도 89%에 이른다. 또 달러약세(원화강세)가 지속되고 있어 해외여행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9월부터 11월까지는 계절적으로 화물부문의 성수기이며 미국행 일부노선의 요금인상도 예정돼 있다. 특히 지난해 9.11테러사태 이후 항공수요가 급감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같은기간과 대비한 올 하반기 실적은 급증세가 예상된다. 유가상승은 실적개선에 악재이지만 원화강세로 부담이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LG투자증권의 송재학 연구위원은 이러한 점을 감안해 대한항공의 올 한해 순이익이 3천4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