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구조조정방안작성을 의뢰한 도이체은행은 현재로선 경영정상화외에 다른 길이 없다고 의견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하려는 상대방이 없는 상황에서 매각을 추진하기도 어렵다는 결론이다. 매각을 전제로 하는 경영정상화의 경우도 거래선 이탈 등 기업가치하락을 초래하는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입장이다. 경영정상화의 방법으로는 출자전환 등을 통해 무담보채권의 절반에 해당하는 1조8천5백억원정도를 차입금에서 제외시키고 나머지 차입금들도 만기를 대폭 연장하고 이자를 경감시키는 방안을 마련해 채권단에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는 도이체은행의 방안이 경영정상화로 기울어져 있는데 대해 불만족스런 입장이다. 정권이 바뀌기 전에 하이닉스를 매각해 채권은행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내년부터는 은행 합병 등을 본격추진토록 한다는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7월중순 해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이닉스는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에게 매각하고 채권단은 더 이상의 자금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이에따라 채권단은 매각과 경영정상화를 일단 병행 추진하는 쪽으로 정리해가고 있다. 경영정상화의 카드를 내보이면서 마이크론을 매각협상에 다시 끌어들이려는 전략인 셈이다. 김성택.차병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