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불안정한 균형이 깨졌다. 미국의 이라크공격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빌미를 제공했지만 시장 내부 속사정은 더 복잡해 보인다. 쌍용의 불법 무역거래와 일부 코스닥 대표기업의 불법 역외펀드 운영 사실 등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불과 한달 전까지 미국이 분식회계 문제로 떠들썩했을 때 '그것 봐라'하고 손가락질하던 우리가 아니던가. 이번에 불거진 사건들이 분식문제는 아니다. 그렇지만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문제가 재차 부각되는 것은 증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 증권맨은 "전쟁은 막상 시작되면 어떤 결론을 예상할 수 있지만 지뢰 터지듯 이어지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비리행각은 시장의 체질을 황폐화시킨다"고 꼬집는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