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종합주가지수가 나흘째 하락하며 708.73으로 마감해 700선이 다시 시험대에 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심리적 지지선인 700선이 무너질 경우 650~660선까지 밀릴 수 있으며 이 경우 침체 장세가 오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기술적으로 20일 이동평균선인 720선이 깨지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700선마저 지키기 어렵게 됐다"며 "이는 미 증시의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 증시가 미국 증시 급락의 충격을 받아 휘청거리고 있는 만큼 미 증시가 안정돼야만 국내 증시도 살아날 수 있는데 여건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현재 미 증시는 안팎의 악재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우선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최근 발표한 7월 제조업지수와 서비스업 지수가 모두 예상을 밑돌아 실망을 안겨줬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회사인 인텔의 3.4분기 실적 부진 경고는 정보기술(IT) 경기 회복에 대한 불투명성을 증폭시켰다. 또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임박에 대한 우려는 유가 급등과 함께 세계 증시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국내 증시는 지난 2일 강력한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750선을 돌파했지만 이런 대외적인 요인 때문에 하루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지금은 700선을 지켜낼지조차 장담하지 못하게 됐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미국 경기의 둔화를 각종 경제지표로 계속 확인하면서 뉴욕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다"며 "따라서 우리 증시도 700선 아래로 밀릴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 박만순 이사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크지 않고 미국의 실물경제 지표가 좋지는 않지만 장기불황의 신호로 볼 수 있는 정도도 아니다"며 "추세적인 하락이 아닌 바닥을 다지는 국면이기 때문에 종합주가지수도 700선 밑으로 주저앉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다른 나라보다 미 증시 하락의 충격을 덜 받고 있는 것도 불안감을 다소 덜어주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가 지난달 22일 이후 10일간 각 국의 주가흐름을 살펴본 결과, 미 다우지수는 6.94%, 영국의 FTSE 100은 9.19%, 독일의 DAX 30은 12.30%, 대만의 가권지수는 8.52%가 각각 하락했다. 반면 한국(-3.04%), 중국(-1.31%), 인도(3.01%) 등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거나 오히려 상승해 건실한 경제상황을 반영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천대중 선임연구원은 "이런 상대적인 흐름에도 불구하고 9.11테러 1주기를 맞아 부각되고 있는 미-이라크 전쟁에 대한 우려감은 증시의 불확실성을 가중시켜 주가가 당분간 약세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장세에서 교보증권 임송학 팀장은 쉬어가는 투자전략을 강조했고 대우증권 홍성국 부장은 대형주보다 중저가 실적 호전주를 저점 매수할 것을 권했다. 미래에셋증권 박만순 이사는 업종별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