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전강후약'의 장세를 보이며 사흘째 하락세를 잇고 있다. 엔 약세를 빌미로 상승세로 스타트를 끊은 환율은 장중 매물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하락 반전했다. 역외선물환(NDF)정산관련(픽싱) 역내 매도가 부담을 안긴 가운데 역외세력도 이를 매수하지 않고 오히려 매도에 나서 시장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업체 수급은 여전히 부진하다. 달러/엔 환율은 118엔대로 반등했으나 장중 정체된 상황을 연출, 달러/원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11원선까지 되밀렸다. 오후에도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중심이 기울어 있다. ◆ 달러/원 약보합세 전환 =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40원 내린 1,194.9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엔화 약세 진행을 반영, 전날보다 2.70원 높은 1,198.00원에 출발한 환율은 조금씩 오름폭을 축소, 9시 42분경 1,196.50원까지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한동안 1,196∼1,197원을 오가는 시계추 장세를 보이다가 차츰 매도세가 강화되면서 11시 39분경 하락 반전했다. 추가 하락한 환율은 11시 46분경 1,194.50원까지 저점을 낮춘 뒤 1,194원선을 거닐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NDF픽싱이 1억달러 이상 있는 것으로 알려진데다 역외에서도 개장초 매수에서 투자은행 중심으로 매도로 전환됐다"며 "전반적으로 어제 달러매수초과(롱)상태로 넘어와 시장이 무거웠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뻗뻗한 상태라 많이 내리지는 않겠지만 오후에는 1,192∼1,193원까지 내려설 여지가 있다"며 "달러/엔이 재차 급락하면 1,190원까지도 바라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공급우위 장세가 전개되면서 시장 정서가 아래쪽으로 급하게 바뀌었다"며 "달러/엔이 중립적이라 큰 등락은 없겠지만 오후 1,193원까지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 달러/엔 118대 진입 = 전날 뉴욕에서 증시 반등과 긍정적인 경제지표를 배경으로 117.97엔으로 상승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에서 118엔대로 진입했다. 달러/엔은 장중 118.16엔까지 올라선 뒤 소폭 반락, 118엔대 초반에 걸친 흐름에서 정체됐고 낮 12시 7분 현재 118.03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엔화에 비해 원화 약세의 진행이 더딘 탓에 100엔당 1,011원선으로 내려섰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같은 시각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6억원, 34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이틀째 주식 '팔자'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이나 강도는 세지 않아 환율에는 별다른 영향력이 없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