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전날의 하락세를 연장, 1,195원선으로 내렸다. 전날까지 종가기준으로 여드레동안 1,200원대를 지키던 흐름이 깨졌다. 전 세계적인 미국 달러화 약세 현상이 이날 환율 하락의 주요 요인이었다. 전자업체 등의 네고물량이 환율 하락을 부추겼으며 일부 역외세력도 엔/원 재정거래관련 달러매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저점 인식 결제수요가 아래쪽을 받치면서 수급상 한쪽으로 크게 기울진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여전히 방향을 좌우할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밤새 달러/엔 동향과 장중 수급을 반영한 박스권 장세의 연장이 예상되고 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5.40원 내린 1,195.30원에 마감했다. 이날 고점은 1,197.50원, 저점은 1,193.50원으로 환율 하루 변동폭은 4.00원을 가리켰다. ◆ 방향성 유보 = 미국 달러화가 약세 조짐이 확대되고 있으나 국내 시장은 아직 '방향성'을 유보하고 있다. 오랜만에 종가기준으로 1,200원대를 깨고 내렸지만 1,190원대는 달러를 사볼만한 레벨이라는 인식이 아직 남아있다. 결제수요가 아래쪽을 꾸준히 받치고 있는 반면 네고물량은 기복이 다소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의 하락으로 달러매도(숏)마인드가 형성됐으며 이종통화 포지션관련 물량이 많이 나왔다"며 "업체네고가 1,197원에서부터 출회되면서 장중 방향을 잡아준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증시와 달러/엔 동향이 여전히 관심사이며 117엔이 확실히 무너지면 모를까 많이 내려가기에도 부담스런 레벨"이라며 "내일 거래는 넓게는 1,190∼1,200원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업체 네고와 함께 역외매도세가 가세, 부족한 포지션을 채운 반면 아래에서는 결제수요가 꾸준했다"며 "밤새 달러/엔이 레벨을 정해준 뒤 레인지 장세가 계속돼 1,191∼1,198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 달러화 약세 늪에 빠지다 = 달러화가 미국 경제회복에 대한 불안감을 배경으로 큰 폭 약세를 보인 뒤 약간 조정됐다. 전날 뉴욕에서 증시 폭락, 공급관리기구(ISM) 제조업 지수의 부진 등이 달러 약세를 부추겼다. 달러/엔 환율은 전날 뉴욕에서 116엔대까지 밀린 뒤 117.11엔을 기록한 뒤 이날 도쿄 개장초 117엔대를 재차 위협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으로 소폭 반등한 달러/엔은 니케이지수가 9,000선을 위협하는 급락 연장으로 추가 상승, 오후 4시 49분 현재 117.60엔을 기록중이다. 엔/원 환율은 두 통화간 강세 속도의 차이로 장중 100엔당 1,026원선까지 올라섰다가 차츰 되밀려 같은 시각 1,015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712억원, 65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사흘만에 '팔자'가 우위인 장세로 돌아서 심리적으로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밤새 전개된 달러화의 급락과 1,199.50원까지 내려선 역외선물환(NDF) 환율의 영향으로 전날보다 3.70원 낮은 1,197.00원에 개장가가 형성됐다. 환율은 이내 고점인 1,197.50원까지 오른 뒤 네고물량 출회와 달러매도(숏)플레이로 10시 26분경 1,194.5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저가수요로 1,195원선으로 반등한 환율은 이내 몇 차례 걸친 저점 경신시도가 있었으나 무위로 그친 채 1,194.7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194.6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매도세 강화로 1시 51분경 저점인 1,193.50원까지 흘러내렸다. 환율은 한동안 1,193∼1,194원을 오가는 '시계추 장세'를 펼치다가 달러/엔 재상승, 역외매수 유입으로 3시 43분경 1,195.60원까지 반등했다. 이후 환율은 1,194∼1,195원을 오르내렸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3억300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6억5,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1,000만달러, 3억4,530만달러가 거래됐다. 5일 기준환율은 1,195.1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