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처럼 힘든 때가 없었어요.도대체 장이 어디로 흘러가는 건지 모르겠다니까요" 15년간 주식투자를 해왔다는 A씨의 푸념이다. 그는 오를 것 같으면 내리고,떨어질 것 같으면 오르는 "청개구리장세"에 두 손 들었다고 말한다. 미국시장까지 속을 썩이는 것도 모자라 일본까지 난리다. 선물이 현물시장을 들었다 놨다하는 통에 눈뜨고 당하는 경우도 많다. 투자자 대부분은 A씨와 같은 고충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 장세에서 최대의 적은 "조급증"이라고 지적한다. 추세가 살아있고 수급이 좋아지고 있는 점에서 주가지수 700대 초반은 매수타이밍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미국이나 일본발(發) "외풍"이 거세지만 시장의 내성도 강해지고 있어 저점에서 분할매수하는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확인된 바닥=기술적 분석으로 보면 장중 20일선이 무너지는 등 불안요인이 많다. 그러나 저점을 꾸준히 높여왔던 에너지가 완전소진됐다고 보긴 어렵다. "33일선(717)에서 반등시도가 나와 추가하락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는 시각도 있다. 660,720 등 그동안 확인된 저점이 아직 든든한 버팀목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4일 주가를 끌어내린 게 '외풍'의 영향이라는 것도 곰곰이 따져볼 만하다. 인텔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등 반도체주의 하락세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투기적 매매를 하는 것도 한 몫을 했다. 이들 요인은 단발성에 그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미국 IT주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게 감소해 앞으로 미국 IT주의 동향보다는 거시경제 지표가 더 영향을 끼칠 것"(동원증권 강성모 투자전략팀장)이란 분석도 나왔다. 일본경제의 동향이 관심을 끌긴 하겠지만 일본경제의 침체는 노출된 재료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지는 미지수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시장의 수급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대신증권 나 팀장은 "통상 투기억제책이 발표된 뒤 2달 정도 있다가 증시로 자금이 들어온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수급이 좋아질 것이라는 점에서 외국인의 선물거래를 통한 시장 흔들기는 강도가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홀드 앤 바이(hold & buy)전략="주식을 들고 있는 투자자는 굳이 팔려고 할 필요가 없다"고 미래에셋 이종우 운용전략실장은 말한다. 해외변수가 있긴 하지만 '검증된 변수'일 뿐이란 게 이 실장의 견해다. 동원증권 강 팀장은 "미국증시의 하락세는 급반등후 조정을 받는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미국 변수의 영향력은 예측가능한 범위내에 들어와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 이 실장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말고는 큰 불안요소는 없다"며 "지수가 일단 전저점에 근접했기 때문에 매수관점에서 종목을 살펴봐야 할 때"라고 밝혔다. 대신증권 나 팀장은 "바닥권에서 반등할 때는 대형주가 앞서 오르는 경우가 많다"며 우량 대형주를 저점에서 분할매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