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은행으로 중소기업 관련 여신시장에서의 확고한 우위를 바탕으로 실적이 호전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시장의 성장가능성은 가계여신이나 대기업여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외환위기 이후 가계여신비중이 높았던 은행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나타나면서 은행들은 가계여신의 확대를 꾀했다. 그러나 국민은행이 6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으며 단기간에 가계여신이 급증,부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대기업여신은 지난 2000년 이후 절대액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대기업은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데다 대규모의 설비투자가 보류되고 있기 때문.반면 중소기업여신은 절대액과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실물경기가 개선되면서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움직임이 증가할 조짐이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여신 시장에서의 대출 규모가 28조1천억원(6월말 기준.시장점유율 16.3%)으로 국민은행(32.8조원,19.1%)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국내은행중 가장 많은 14만개의 중소기업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 상반기에 7천5백여개 신규 기업을 유치하는 등 영업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강점은 실적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2002년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이자부문 이익이 39.2% 증가한 5천9백56억원,비이자부문 이익은 63.3% 늘어난 2천9백67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충당금(15.4% 증가한 2천4백87억원) 및 영업경비(17.4% 증가),기부금(2백40억원) 등 이익감소요인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천2백17억원보다 67.6% 증가한 3천7백1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보다 총대출이 17.2% 증가하는 등 총자산 증가율이 10.8%의 견조한 증가율을 보였고 동시에 순이자마진도 2001년 중 2.54%에서 3.15%(신 금감원기준: 2.67%)로 상승했다. 자기자본비율 10.49%,기본자기자본비율도 8.99%으로 업계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실적호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타 은행과 달리 합병 등으로 인한 경영상의 변동요인이 없고 확실한 우위를 지닌 중소기업 여신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인 이익의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LG투자증권 이준재 연구위원은 "고정이하여신이 2001년말 3.5%에서 올 6월말에는 2.8%까지 하락했고 무수익여신 비율도 2.34%에서 1.98%으로 떨어져 하반기에도 실적개선 추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올해 7천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국민은행의 중소기업여신 부문 강화 전략에 따라 경쟁이 고조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대출수익률이 다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또 마진 압박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추진중인 거래소 이전이 성사될 경우 일부 물량을 신규공모할 가능성이 있고 한국투신과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이 보유중인 우선주가 언제든지 보통주로 전환 가능해 물량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