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 이후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발행한 ABS(자산유동화증권)의 후순위 채권물량을 재매각하는데 성공했다. 은행이 발행한 ABS를 제3자에 다시 팔아 부실 채권 회수를 완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99년 11월 부실채권을 대상으로 발행된 ABS중 후순위 채권물량을 구조조정전문회사인 줄리어스캐피탈(대표 김탄일)에 최근 팔아 채권회수를 완전히 마무리했다고 3일 밝혔다. 국민은행이 재매각한 대상채권은 2천2백억원어치로 줄리어스캐피탈은 이를 1백33억원에 샀다. 국민은행이 지난 99년 당시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ABS를 발행할 때 총 대상 부실채권은 6천9백57억원이었다. 이중 후순위채권은 1천80억원으로 이번 재매각엔 이들 채권이 대부분 포함됐다. 국민은행 이성규 부행장은 "이번 재매각으로 당초 손실을 예상해 쌓아 놓았던 충당금이나 감액손실 이상으로 부실채권을 회수하게 됐다"며 "은행 입장에선 총 4백20억원을 환수하는 효과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 부행장은 또 "이번에 판 ABS는 만기가 금년말로 그때까지 회수를 못하면 은행이 다시 사들여 상각처리를 해야 했다"며 "자산건전성 차원에서도 유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은행들은 외환위기 이후 ABS 발행을 통해 부실채권을 정리해왔지만 상당 금액이 후순위채권으로 잡혀 있어 처리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