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9월 첫장인 2일 종합주가지수는 750선을 넘어섰다. 지난 7월19일 이후 처음이다. 증권주 건설주 등 대중주들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외국인도 모처럼 주식을 사들였다. 지수가 상승나팔을 부는 것일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장세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기술적 지표상으로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질은 그다지 좋아 보이질 않는다고 지적한다. 매수주체와 주도주가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바닥은 점점 높아지겠지만 단기급등의 랠리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상승기조는 유지=최근 미국시장이 하락세를 보여도 종합주가지수는 흔들리지 않을 만큼 바닥을 단단하게 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종합주가지수 660에서 저점을 확인한 뒤 바닥은 한차례 조정을 거치며 720선으로 높아졌다. 이날 주가 상승은 저점이 높아지는 추세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미래에셋 이종우 운용전략실장은 분석했다. 수급환경이 어느 때보다 좋아지고 있다는 것도 향후 장세를 긍정적으로 보게 하는 요인중 하나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으로 시중자금이 증시로 유(U)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주와 건설주 우선주 등 개인투자자가 선호하는 대중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이같은 기대감을 높여주기 충분하다. 외국인이 모처럼 삼성전자 등 대형블루칩을 순매수했다는 점도 바닥권에 대한 공감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한마디로 유동성장세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주포'가 없다=매수주체와 주도주가 없다는 게 부담이다. 외국인은 현물과 선물을 엇갈리게 매매하며 눈치보기에 여념이 없다. 방향을 잡지 못하고 위험회피(헤지)에만 치중하는 모습이다. 기관들도 실탄이 모자란 탓인지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지 않는 모습이다. 개인투자자만 열심히 주식을 사 모으고 있으나 추가여력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시장을 이끌어 나가는 주도주가 불분명한 것도 문제다. 수출주나 내수주 반도체주 등 확실한 업종이 나타나질 않고 있다. 미래에셋 이 실장은 "많이 떨어졌던 종목들이 낙폭을 메우는 과정에 있을 뿐 선도주가 부각되지 않고 있다"며 "모멘텀이 발생하지 않는 한 급등세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작년 9·11테러사태 이후 지수대별 매물대(700~800)를 볼 때 가장 많은 물량이 몰려 있는 740선(15%)은 돌파했으나 770선에 약 10%가 몰려 있는 등 만만찮은 대기물량이 쌓여 있는 것도 부담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투자전략="상승기조가 이어진다고 봤을 때 낙폭이 큰 대형 우량주를 사는 게 유리하다"고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전략팀장은 강조했다. 본격적인 상승랠리가 시작될 경우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의 주가가 빠른 속도로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다. 나 팀장은 "외국인의 순매도가 지속되면서 지분율이 줄어든 우량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장기투자를 적극 유도하기 위해 주주배당을 강화하는 정책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고배당 관련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