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업체인 A사를 망하게 한 것은 B사다. 공적자금을 수혈받은 B사가 덤핑을 서슴지 않으면서 시장을 교란시켰기 때문이다." 그같은 지적이 사실이라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션의 법칙을 떠올릴 만하다. 요즘 저금리 효과를 제대로 누리는 건 우량회사가 아니라 부실회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수급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약세장에선 부실주에 매기가 옮겨가면서 우량주가 찬밥신세로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 IT(정보기술)산업이 고성장을 이끌었던 시대에 '굴뚝산업'은 무대뒤의 조연으로 전락하는 양상이었다. IT가 굴뚝산업에 완승을 거둔 것으로 지적됐지만 지금 와서 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뿌리깊은 회사'가 투자하기에는 가장 적합하다고 고수들이 잇따라 고백하고 있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