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정보통신 불법 매매사고의 후(後) 폭풍이 증권업계는 물론 투자자에게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투신등 기관들은 이번 사고을 계기로 온라인 계좌를 모두 폐쇄키로 했다. 아직 대주주 개입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사고 전날 대주주의 지분거래등 석연치 않은 대목이 드러나 대주주의 모럴헤저드문제가 불거질 공산이 높다. 금융감독원은 25일 밤 긴급 증권회사 사장단 간담회를 갖고 증권시장을 위협하는 범죄행위에 단호히 대처키로 했다. 금감원은 이날 회의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계좌,대량매수주문 당시에 매도거래가 이루어진 체결된 주요 계좌들에 대해서는 증권사 판단으로 출금.출고.주문을 선별적으로 제한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델타정보통신 주식매매 결제일인 오는27일 매도 거래를 한 투자자들중 혐의가 있는 대량 매도 계좌에서는 자금을 인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밤 긴급 사장단 간담회를 갖기 이전까지만 해도 인출 여부 논란에 증권가의 초점이 모아졌다. 처음에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일부 대형 거래 계좌에 대해 매도대금 인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려 했으나 시장 논리를 중시해 선의의 피해자 발생을 우려하며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도 만만찮았다. 금감원도 25일 오전까지만 해도 "현재 사건수사는 경찰이 진행하고 있다"며 "경찰이 특정계좌의 사건연루를 명확히 통보해 주지 않을 경우 출금정지 조치를 내리기 힘들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금감원은 혐의자들의 주식매도 대금을 사실상 인출하지 못하도록 제한키로 긴급처방을 내렸다. 경찰수사 결과가 26일까지 나오지 않을 경우 사고를 낸 범죄세력이 돈을 빼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이번 사건으로 총 2백58억원의 거금을 일단 결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델타정보통신 주식을 주당 5천1백80원에 매수하는 셈이다. 대우증권의 손실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로선 얼마나 손실을 입을 지 추정조차 어렵다. 이회사 발행주식 7백34만주중 5백만주나 보유하게 돼 26일이후 주가 동향에 따라 손실규모가 큰 편차를 보일 수 밖에 없다. 델타정보통신 주가는 지난 23일 종가로 4천4백10원.이것만으로도 대우증권은 37억5천만원의 평가손을 입게됐다. 사고이후 첫거래일인 26일 델타정보통신 주가가 하한가로 떨어진다면 대우증권은 30억원이상의 추가 손실을 보게 된다. 대우증권은 향후 델타정보통신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우려하고 있다. 현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델타정보통신 주가가 지난6월26일 수준(1천1백40원)까지 내려간다면 대우증권의 평가손실은 무려 2백억원에 이르게 된다. .이번 사고를 접한 삼성투신은 온라인으로 개설된 증권계좌를 폐쇄키로 하는 등 투신업계는 사고예방을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온라인 거래시스템상 보안에 문제가 생긴 만큼 이를 보완하는 조치가 나올 때 까지 계좌를 운용치 않겠다는 것.다른 기관투자가들도 안전성이 입증될 때 까지 온라인 계좌를 일시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기관들의 거래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사이버 주식거래는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불법매매에 관련된 계좌에 대해 금감원과 경찰이 집중적인 조사에 들어감으로써 시장 전체에 찬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작전설이 나도는 다른 종목으로까지 그 파장이 확산될 지도 모른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