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화학 등 이른바 대형 블루칩의 외국인 보유 비중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들 종목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의 매수세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미국증시 급락 및 펀드 환매 등과 같은 악재성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 한 국내증시에서의 외국인 매수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낮아진 외국인 비중=외국인 투자자들이 벤치마크(포트폴리오 기준)로 활용하고 있는 MSCI코리아의 종목별 비중과 실제 외국인의 보유 비중을 분석한 결과 IT(정보기술)관련주 비중이 MSCI에서 제시하는 수준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경우 MSCI 비중은 29.5%인데 반해 지난 16일 현재 외국인의 실제 보유비중은 25.9%에 머물렀다. 외국인이 올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무려 1천60만주(7.1%)나 팔았기 때문이다. 삼성전기의 외국인 지분율(29.62%)도 작년 9·11테러때(30%)보다 낮아졌다. LG전자의 외국인 지분율(21.1%)도 재상장된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삼성SDI는 지난해 1월 수준(38.6%)으로 낮아져 있다. IT관련주에 대한 외국인 비중이 떨어지면서 SK텔레콤 국민은행 신한지주 신세계 등 금융과 내수 관련주의 외국인 비중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국민은행의 MSCI 비중은 9.8%인데 실제 외국인 보유비중은 12.3%에 달하고 있다. 외국인이 최근 국민은행 신한지주 등 은행주를 조금씩 팔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비중초과'상태인 내수주를 줄이고 '비중축소'상태인 IT 관련주를 늘리는 포트폴리오 교체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의 IT관련주 매수=최영권 제일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은 "IT관련주에 대한 외국인 비중이 최근 1,2년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만큼 올들어 7개월여간 이어진 외국인의 IT주 매도공세(순매도 규모 5조원)는 마무리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D램가격 반등과 같은 모멘텀만 생기면 외국인은 비중축소 상태인 IT관련주를 다시 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미국 증시가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한 최근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등에 외국인 '사자'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메릴린치증권 관계자는 "한국주식에 대한 외국인의 보유비중이 기준치보다 낮아져 있어 매도압력은 갈수록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미 증시가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버리지 못한 현 상황에서 나타난 최근의 외국인 매수세는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