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에 증권사간 인수.합병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교보.하나증권 합병설, 대우증권과 관련된 각종 인수설, 현대증권의 국내 매각설 등 증권사간 인수.합병설이 확산되고 있다. 우선 증권사 인수.합병설의 불을 댕긴 것은 대우증권. 대우증권은 최근 거래소시장의 증권주 강세를 주도하며 인수.합병설의 '핵'으로 떠올랐다. 대우증권 인수자로는 우리금융지주,국민은행,SK증권 등이 하루씩 번갈아 등장하며 증권가에 널리 퍼졌다. 결국 우리금융지주와 대우증권은 각각 검토중이나 확정된사안이 없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전날 SK증권은 대우증권 인수설로 급등했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자 바로 증권정보사이트인 팍스넷 인수설로 돌변했고 주가는 상한가로 마감했다. 이어 교보증권과 하나증권의 합병설이 여의도 증권가를 후끈 달궜다. 하나증권 대주주인 하나은행의 서울은행 인수로 서울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교보증권 지분(13.6%)이 하나은행으로 넘어오게 된 것이 교보.하나 합병설의 근원. 이에 대해 교보증권측은 교보생명이 지분 51.6%로 1대주주를 차지하고 있어 지분구조상으로도 어려운 시나리오라는 입장이다. 하나증권 고위 관계자도 "필요하다면 인수.합병 등을 통해 규모를 대형화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지만 이는 원론적인 얘기"라며 "현재로서는 인수.합병과 관련 진행되는 사안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현대증권도 인수.합병설의 단골손님. 정부가 현대금융 3사의 해외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성과가 나오지 않자 국내매각으로 전환됐다는 루머도 금주초 증권가를 장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처럼 증권사 인수.합병설이 나돌게 된 원인으로 최근의 증권주 급등에서 찾고 있다. 증권주 상승시 '비빌만한 언덕'이 필요한데 인수.합병설이 딱좋은 호재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증권산업의 구조조정이 이렇다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각종 합병설을 유포시키는 근원적인 장본인이라는게 증권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메리츠증권 심규선 애널리스트는 "대형증권사가 은행과 대기업 계열사로 구성돼있어 정부가 원하는 구도의 대형증권사간 합병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그러나 증권사 영업환경악화로 중소형증권사간 합병필요성은 어느때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