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업계의 구조조정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양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화섬업계내에서 구조조정이 시급한 분야는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폴리에스테르 원사부문이나 인수.합병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전반적인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워크아웃 기업인 금강화섬은 매출액 감소에 영업이익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작년 매각이 무산된 이후 현재까지 인수.합병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작년 8월 코오롱이 금강화섬의 인수를 추진했으나 채권단측의 의견차로 협의체조차 구성하지 못해 매각이 무산됐다. 코오롱 관계자는 "채권단 측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먼저 매각을 추진하지 않는 한 금강화섬을 인수할 계획이 없다"며 작년처럼 주도적으로 인수에 나설 의향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 새한은 지난 4월 폴리에스테르 원사.원면 공장인 구미공장의 매각이 무산된 이후 채권단의 채무재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동국무역도 매각 논의는 없이 채무재조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고합의 원사부분인 의왕공장은 필름부문과는 달리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구조조정이 시급한 폴리에스테르 원사 부문에서 인수.합병이 지연되면서 채권단과 인수업체간 가격차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지적이다. 삼성증권 소용환 애널리스트는 "고합의 필름사업 매각이 급물살을 탄 것은 이 사업이 수익성과 향후 전망이 밝다는 차별성에 기인한 것"이라며 "그러나 업계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원사부문의 구조조정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임정훈 애널리스트도 "세계적으로 공급 과잉에 시달리는 폴리에스테르 원사 부문에서는 인수.합병을 통해 공급자를 줄이는 것 만이 살 길"이라며 "채권단이 가격을 낮춰 매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hisun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