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의 대표이사가 줄줄이 바뀌고 있다. 상반기 실적 악화에 대한 문책성 교체는 물론 M&A(기업인수·합병)과정에서 대표이사를 갈아치우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대표이사가 교체된 코스닥기업이 10여개를 넘는다. 특히 상반기에 적자를 내는 등 실적이 악화된 기업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실적부진에 대해 대주주들이 경영진에 압력을 넣거나 소액주주들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빌소프트는 이달초 진교문 사장이 실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상반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20% 성장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콘텐츠 중심의 e러닝 사업을 실질적으로 총괄했던 최인호 이사가 대표이사직을 넘겨받았다. 차명계좌를 이용해 보유지분을 매각,물의를 빚었던 이코인의 김대욱 사장은 지난달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회사측은 최근 송기환씨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회사명도 제네틱스홀딩스로 변경했다. 증권업계는 의약품 제조업 등 신사업 진출에 따른 전문경영인 영입 외에 실적악화가 대표이사 교체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했다. 최근 M&A가 활발해지면서 기업을 인수한 대주주측에서 새 대표이사로 부상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심스밸리는 지난 7월 김상균 대표이사에서 이원호 대표이사체제로 변경된 지 한달 만에 다시 대표이사가 유난주씨로 바뀌었다. 기존 최대주주인 글로벌리소스네트워크가 지분 16.16%를 지알엔홀딩스로 전량 매각,지알엔홀딩스 유난주 대표이사가 심스밸리 사장으로 취임한 것이다. 최대주주와 대표이사가 수차례 바뀌면서 심스밸리의 영업실적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원엔지니어링은 지난 10일 임시주총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문성일씨를 선임했다. 또 회사명을 코스모씨앤티로 변경키로 했다. 지난 6월 경영권이 문성일씨와 장외기업인 코스모정보통신으로 넘어간 데 따른 것이다. 포커스도 기존 최대주주인 창흥정보통신이 보유지분을 신태현씨에게 매각,경영권이 변동되면서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D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정기주총 시즌에 경영진이 실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진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반기실적이 '중간평가'성격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주주들이 책임을 묻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