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바닥을 확인하고 미약하게 상승세를 이어가지만 탄력있는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듯 하다. 증시 분석가들은 12일 거래소시장의 종합주가지수가 최근 고점대비 60% 미만의 조정수준인 660선에서 바닥을 확인했다는 인식에 동의하지만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는 국내외 경제지표 등 제반 여건이 본격 상승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금리인하와 회계 투명성을 담보하는 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수정재무제표 확인 등의 재료가 증시에 다소 변동성을 초래할지는 몰라도 상승 모멘텀으로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따라서 우리 증시는 기술적으로 상징적인 지수대인 700선을 넘긴다 하더라도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하고 있는 720선 전후로 맴돌 가능성이 크고, 떨어진다 하더라도 바닥권인 660선은 지킬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미한 기술적 반등에 그치나 국내 증시는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미한 기술적 반등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거래소시장은 투자 주체인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관망세 속에서 4거래일 연속 올랐지만 강보합 내지 1%대의 약한 반등세를 보여 불안정한 대내외적 여건을 반영했다. 외국인은 미 증시 반등에 버금가는 매수 주체로 나서지 않은 채 각 거래일별 500억원 내외의 매수 및 매도를 지속하면서 관망세를 보였고, 기관도 프로그램매매에 의존했다. 그간 연속해서 매수세를 보였던 개인 투자자도 지수가 700선에 근접하자 최근 이틀간 2천억원 가까운 경계 매물을 내놨다. 교보증권 김정표 책임연구원은 "미 증시의 반등세에 비해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는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미 증시의 상승세가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책임연구원은 "최근 우리 증시 반등세는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증가가 동반하지 않은 단기적인 양상에 그치고 있다"면서 "지수가 20일 이동선이 위치한 720선을 뚫고 올라갈 신선한 재료가 없다"고 말했다. 또 거래량이 10억∼13억주가량 되고 거래대금도 3조원을 웃돌았던 때와 달리 지난달 중순이후 거래량은 7억주 내외, 거래대금은 2조5천억원 내외에서 맴돌아 지수반등과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격 반등세 기대 당분간 어려워 증시가 바닥권을 확인했지만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서기에는 제약 요건이 산적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선 미국 시장을 보면 이번주 금리인하 여부가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고 그 효과도 불투명한데다, 미 CEO의 수정 재무제표 확인서 제출에 따른 신뢰성 완전 회복에 대한 전망 또한 확실하지 않다. 금리인하 재료는 최근 미 증시의 반등에 일정 부문 반영됐고 미국 기업의 CEO들도 확인서 제출을 막바지에 꺼리는 분위기가 터져나와 증시 상승세 전환에 뾰족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특히 미국 경제 분석가들 사이에서 하반기 성장률 전망이 애초 4%대에서 2.5%대로 떨어지고 있고 국내 경기도 2.4분기 이후 경기지표의 상승 탄력이 둔해지면서 수출의 채산성 악화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증권 강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하 또는 기업들의 수정 재무제표 제출 기대감은 증시에 상당부문 반영됐고 그 결과도 불투명하기 때문에 호재는 안될듯하다"면서 "이보다는 미국 기업의 하반기 분기별 실적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것이 더욱 큰 걱정거리"라고 지적했다. 교보증권 김 연구원은 "우리 증시는 당분간 660∼720선 박스권 등락을 예상한다"면서 "미 증시가 한 차례 더 저점 테스트를 거쳐야 우리 지수도 박스권을 유지할 지, 아니면 추가로 하락할지 여부가 결정날 것"이라고 말했다. 브릿지증권 김경신 상무는 "이번 주중 미국 시장의 두가지 변수와 우리 기업의 상반기 실적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면서 "기업경기실사지수등 경기지표가 약세로 전환하고 있는 것도 우려해야할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우리 증시가 기술적으로 공동의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하반기에 경기의 우려감이 반영되면 미약한 반등세가 추세 전환으로 옮아가기는 힘들듯 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